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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초상' 상조회사 누가 관할하나...금감원 “맡을 수 없다” 입장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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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준 기자I 2017.03.15 06:00:00

제윤경 "상조회사 부실 심각..금감원 검사 위탁해야"
금감원 "금융 아니다...VAN·대부업체로 여유 없어"
전문가 "관할 논란 얽매이지 말고 금감원·예보 협업 필요"

상조회사 등록업체 수 (자료=공정위)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한달에 1만6000원, 만기시 100% 환급보증, 해외여행이나 크루즈 여행도 할 수 있다”

쉽게 텔레비전에서 광고로 접할 수 있는 상조회사의 관리감독 관할이 논란이 되고 있다. 장례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조회사(상조업체)도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금감원이 최근 브레이크를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상조회사가 ‘줄초상(폐업)’을 당하고 상당수가 완전자본잠식 업체에 이를 정도로 상조회사 관리에 구멍이 있다는 지적과 ‘금융이 아닌’ 상조회사를 인력이 부족한 금감원이 떠맡을 수 없다는 논리가 맞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관할권에 집착하기보다 협업을 통해 문제해결 능력이 있는 곳에서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14일 금융당국 및 국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실에 제 의원이 발의한 ‘할부거래법’ 개정안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전달했다. 개정안은 상조회사(선불식 할부거래업자)에 대한 감독 권한은 공정거래위원회로 하되 상조회사와 상조회사 부도에 대비해 운영하는 공제조합의 경영건전성 기준을 마련하고 두 곳의 회계와 자산 검사 권한을 금감원에 위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상조회사 89% 완전자본잠식...4조원 선수금 안전한가

상조회사는 가입자가 일정기간 동안 약정된 금액을 납부하면 장례사고가 발생했을 때 장례 현물과 장례 인적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공정위 자료를 보면 국내 상조서비스는 1982년 4월 부산상조개발에서 시작됐다. 이후 2012년 307개까지 불어난 뒤 하락세를 보여 지난해 12월말 현재 ‘보람상조’ ‘좋은라이프는’ 등 195개 업체가 등록돼 있다. 상조회사에 가입한 소비자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19만명 늘어 438만명(지난해 9월말)이며 이들이 낸 상조회비(선수금)도 1504억원 불어나 4조709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상조회사 재무건전성이 취약해 부실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제 의원실이 공정위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것을 보면 지난해 3월말 현재 공정위에 자료를 제출한 190개 상조회사 중 111개(89%)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완전자본잠식은 손실이 누적돼 장사밑천인 자본금까지 다 까먹은 상태다. 이 111개 업체에 상조회원이 납부한 선수금은 2조7425억원(70%)에 달했다.

특히 상조회사 부도를 대비해 소비자피해 보상기관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조업계의 ‘예금보험공사’격인 공제조합의 준비 수준도 충실하지 못하다. 한국상조공제조합과 상조보증공제조합의 선수금 대비 담보금 수준은 각각 8.8%, 9.6%에 불과하다. 상조회사 부도시 제대로 된 보호를 받기 어렵다는 얘기다. 하지만 정작 상조회사를 관할하고 있는 공정위 할부거래과에서는 직원 5명이 190여개의 상조회사를 관리감독하고 있다. 상조회사는 부실해지고 있지만 감독의 사각지대에 사실상 방치돼 있다는 얘기다. 회계와 재무건전성 관리에 전문성이 있는 금감원이 상조회사를 검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상조회사 재무건전성 현황, 2016년 3월말 현재 단위: 억원, 개 (자료=공정위, 제윤경 의원실) 지급여력비율=(선수금+자본총계)/선수금. 지급여력비율이 높을수록 위험 대응능력이 높음
금감원 불가...전문가, 금융 분리계정뒤 금감원·예보 협업

금감원은 반대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조는 금융이 아니고 공정위가 관할하는 할부거래법 소관”이라며 “밴(부가통신업자, VAN)사와 대부업체까지 관리를 맡은 상황에서 소비자를 위한다는 명분만으로 금융이 아닌 부분까지 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금융은 신용리스크를 중간에서 나르는 매개 역할이 있어야 하지만 상조업은 상조회사와 소비자밖에 없어 금융으로 볼 수 없다는 게 금감원 설명이다. 특히 2015년 하반기부터 밴사를, 지난해 7월25일부터는 대형대부업체를 추가로 금감원 관리대상으로 삼고 있어 여유가 없다는 얘기다.

제 의원실은 입장이 다르다. 제 의원실 관계자는 “상조업을 금융으로 보느냐는 학계에서도 논란이 있는 사안인 데다 2014년 공정위 연구용역 보고서(상조시장 리스크 관리방안 연구)에도 사실상 상조를 금융으로 보는 측면이 컸다”며 “2014년 상조회사의 자본금을 강화하는 할부개래법 개정시 장기적으로 금융위와 금감원이 상조회사를 관리감독하는 것으로 얘기가 됐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문제가 터지는 사안을 관할권 논쟁에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성주호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상조회사는 상조만이 아니라 관광, 교육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순수금융기관으로 보기에는 애매하지만 넓게 보면 ‘준보험’의 성격을 띠고 있다”며 “공정위는 계약단계의 합리성과 유지관리의 법적 체계만 볼 뿐 상시감독의 여건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성 교수는 금감원과 예금보험공사와 공정위의 협업을 제안했다. 현 상조 부문 중 금융 부분의 회계부터 분리계정한 뒤 금융부문의 재무건전성은 금감원이 관할하고 상조조합의 재무건전성 감독은 예금보험공사에게 MOU 등을 통해 처리하자는 제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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