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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 발표

김건 "현대차 환대한 트럼프, 대미 관세협상 힌트" [만났습니다①]

김인경 기자I 2025.04.01 05:10:00

외교통일위원회 간사 김건 국민의힘 의원
''제조업 강화''에 현대차 20배 투자선언 스타게이트급 환대
"숫자에 놀라지말고 협상 통한 지렛대 찾아야"
한중·한미 다 잡으려던 文…한미 동맹 강화가 대중관계도 도움

[이데일리 김인경 김한영 기자] “현대차(005380)의 미국 투자 발표에 직접 나와서 기뻐한 걸 보세요. 스타게이트(5000억달러·735조원)나 TSMC(1000억달러·147조원)보다 훨씬 적은 규모의 투자인데도 그렇게 좋아했잖아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협상에서 카드를 쥘 수 있는 부분은 ‘제조업’입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건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이달 2일부터 시작되는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강행에 대해 한국이 충분한 지렛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는 제조업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관세를 높여 수익을 얻겠다는 게 아니라, 관세를 카드로 유리한 협상을 펼치려 한다는 점을 살펴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김 의원이 주목한 것은 현대차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에 향후 4년간 210억달러(30조 8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내 자동차 생산을 연간 120만대 규모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정의선 현대차 회장을 소개하며 “현대차가 정말 위대한 기업이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보다 5배 이상의 금액으로 투자를 밝힌 기업들 못지않은 환대였다. 김 의원은 “지금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인공지능(AI)이나 첨단기술보다 ‘제조업’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 있어 한국은 카드가 가장 많은 외교 파트너”라고 판단했다.

김 의원은 22대에 처음으로 배지를 단 초선의원이지만 트럼프 1기 외교부에서 국제안보대사 겸 장관 특별보좌관을 지냈고 차관보까지 역임한 외교통상 전문가다. 그는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간지러운 부분을 가장 잘 긁어줄 수 있는 나라”라며 “관세 협상에 먼저 주눅들거나 그가 부르는 숫자에 ‘큰 충격’을 받으며 우왕좌왕할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김건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다음은 김 의원과 일문일답.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관세 부과’가 당장 코 앞으로 다가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에서 우리가 쥘 수 있는 카드가 무엇일까.

△ 트럼프 대통령은 즉흥적인 게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방식은 ‘충격’을 주는 것이다. 상대에게 충격을 주며 우위에 선 후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다. 보통 관세를 1~2%씩 부과하며 조율을 한다면, 트럼프는 10%, 25% 등을 부르며 시작한다. 그의 고유한 방식이다. 그렇다면 상대는 충격을 받지 않는 게 좋다. 물론 충격을 안 받을 순 없지만, 최대한 태연하게 협상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제조업을 봐야 한다. 그는 미국의 블루월(Blue wall·민주당 선호도가 강한 제조업 기반 18개 주 및 워싱턴 D.C)에서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제조업을 살리고 싶어한다. 제조업이 가장 강한 나라는 어디인가. 중국이다. 그런데 중국은 미국 입장에서 견제해야 하는 국가다. 그렇다면 차선은 한국이다. 결국 한국과 서로 이익이 되는 균형점을 찾을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현대차의 미국 투자 발표에서 특이한 점이 있었다. 스타게이트나 TSMC는 현대차보다 훨씬 큰 규모의 대미 투자를 밝혔다. 현대차는 그보다 규모가 적은데도 백악관에서 발표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존중을 해주는 모습이었다. 기업들이 알아서 미국으로 몰려드는 AI나 테크가 아닌 제조업이었기 때문이다. 자동차와 철강 등 트럼프 본인이 되살리겠다고 약속한 분야 아닌가.

-한국 제조업이 트럼프의 관세 폭탄을 막을 우리의 카드가 될 수 있다고 보는가.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1기에서도 그랬듯 4월 2일 상호관세 조치 외에도 충격적인 발언이나 조치들을 당분간 이어나갈 것이다. 다만 우리는 협상을 통해 양쪽이 윈윈할 수 있는 결과를 가져오는 방법을 꾀할 수 있다. 생각해보면 트럼프 1기에도 방위비를 기존의 6배 수준인 50억달러를 내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협상을 해서 그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서 합의점을 찾지 않았는가.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충격적인 발언에 흔들리지 말고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봐야 한다.

대선 과정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주장하는데, 그 핵심은 미국 제조업의 부활이다. 이를 지렛대 삼아 국회에서 돕고 기업계에서 힘을 보탠다면 트럼프 2기에도 한미 관계는 잘 유지될 수 있을 것이며 더 나아가 강화시켜 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 에너지부가 한국을 ‘민감국가’로 지정하며 한미관계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민감국가 발효가 4월 15일인데 이전에 해제될 수 있을까.

△해결된다고 본다. 실무적이고 기술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해결된다고 낙관하지만, 또 4월 15일까지 해제된다고는 낙관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외교부는 외통위에서 ‘에너지부도 잘 모르겠다’라는 대답을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정치적 결정이 아니란 것이다. 만일 핵무장론이나 계엄, 탄핵정국 등에 따른 한국 정치상황에 따른 결정이라면 고위급에서 결정했을 것이고 적어도 에너지부 장관, 그 이상의 백악관이 결정했을 것이고 그랬다면 모두가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에너지부도 몰랐다는 것은 명시화된 기준에 맞춰 실무부서가 기술적으로 했다는 얘기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방미한 후, ‘민감국가’ 문제를 언급하며 한미간 해제 절차를 밟고 있다. 보통 기밀해제 절차, 관료적 과정을 밟아야 한다. 관련 부서 의견 청취 등 프로세스를 하고 나면 보통 두어 달 이상 걸릴 것이다.

-트럼프 2기도 북한 문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뉴클리어파워(Nuclear power)’로 핵 능력에 대해 말하다 보니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에 대한 우려가 확대 중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것은 현실이다. 하지만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슈다. 미국이 ‘뉴클리어 파워’라고 하는 것은 북한이 핵무기를 가진 현실을 얘기하는 것이지 ‘비핵화’라는 목표와는 구분된다. 미국은 이미 국방백서 등을 통해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것을 인지한다고 해서 비핵화라는 목표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김건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석열 정권에서 중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나마 해소시켜줄 인물로 기대된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중국대사에 내정됐지만 부임하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시진핑 (習近平) 주석의 방한 등을 감안하면 중국과의 관계개선도 필수일 텐데.

△문재인 정부 시절 우리는 한미관계와 한중관계 모두를 강화하려고 했다. 하지만 의도와 달리 미국으로부터 의심을 받고, 중국은 한국을 약한 고리로 생각하며 압력을 가했다. 이에 윤석열 정부에서는 ‘가치동맹’이라는 컨셉으로 한미, 한미일 동맹 강화에 중점을 뒀다. 하지만 중국과의 관계는 소원해지지 않았다. 오히려 리창(李强) 총리가 지난해 5월 한중일 정상회담에 방한해 한중 정상회담도 개최하는 등 다가오는 모습이었다. 한미, 한미일 관계가 강화되자 중국이 먼저 우리와의 대화에 나선 것이다.

결국 한미관계 강화가 한중관계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우리의 지난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기조를 유지하며 향후에도 한중간 상호존중 관계를 만들되, 한중일이라는 3자 혹은 APEC 같은 다자 틀을 활용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북러 밀착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종전협상을 두고 미-러 관계도 강화되고 있다. 이제 우리도 가치외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종전 후 한국과 손잡을 수밖에 없다. 러시아가 극동 개발을 하려면 한국을 제외하면 파트너가 없기 때문이다. 일본과는 쿠릴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 영토 분쟁 중이고 몽골이나 북한은 러시아가 도와줘야 할 나라이지, 러시아 입장에선 경제적 협력을 제공받을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 러시아가 종전 후에는 다시 개발로 눈을 돌리면 이때 한국은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며 대북 군사 지원을 막고 북한의 비핵화 추진을 돕도록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 관세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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