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새 주인’ 맞는 컴포즈커피…2년전 매각실패 ‘전화위복’

허지은 기자I 2024.07.06 07:30:00

[위클리M&A]
필리핀 졸리비, 컴포즈커피 4700억에 인수
2014년 설립 10년만에 경영권 매각 성공
3년전 메가커피 매각가는 1400억원 그쳐
코로나 위기에도 매장수 폭증…확장력 입증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컴포즈커피가 ‘필리핀의 맥도날드’로 불리는 졸리비를 새 주인으로 맞았다. 컴포즈커피 매각가는 4700억원으로, 3년 전 경쟁사인 메가커피 매각가 1400억원의 3배를 웃돈다. 컴포즈커피는 2년 전에도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다가 철회했는데,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매장 수를 크게 늘리며 성장성을 입증하면서 몸값을 높일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컴포즈커피)
◇ 경쟁사 메가커피보다 3.5배 높게 팔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졸리비 푸즈는 최근 컴포즈커피 지분 100%를 3억 4000만달러(약 47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졸리비 푸즈가 지분 70%를 직접 인수하고, 5%는 졸리비가 보유한 타이탄펀드가, 25%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엘리베이션PE가 인수하는 형태다.

컴포즈커피 매각가는 지난 2021년 메가커피 매각가로 책정된 1400억원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당시 식자재 유통사 보라티알(250000)과 프리미어파트너스는 특수목적회사(SPC) 엠지씨홀딩스를 설립해 1400억원에 메가커피를 인수한 바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식음료 분야 매력이 낮아진데다, 저가 커피 시장 경쟁 과열이 경영권 매각으로 이어진 사례였다.

실제 메가커피가 매각된 이듬해 컴포즈커피 역시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기도 했다. 당시 컴포즈커피는 매각 주관사로 케이알앤(KR&)파트너스를 선정해 매각 작업을 진행했다. 당시 거론되던 컴포즈커피 기업가치는 2500억원 수준으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등이 인수를 타진했으나 최종 매각은 결국 무산됐다.

컴포즈커피 입장에선 2년 전 매각이 성사되지 않은 게 전화위복이 됐다. 지난해부터 고금리·고물가·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며 코로나19 이후 보복 소비 심리가 꺾였고, 외식비 절감 차원에서 저가 커피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다. 출혈 경쟁 속에서도 점포 수를 공격적으로 늘린 것도 주효했다. 2018년 200개 수준이던 컴포즈커피 매장 수는 올해 3월 2500개를 넘어섰다.

◇ 커피빈 인수한 졸리비, ‘K-커피’ 라인업 확장

컴포즈커피는 2014년 설립된 회사로 부산 경성대점을 1호로 창업했다. 1999년 설립된 JM커피컴퍼니(옛 JM통상)이 모회사로, JM커피컴퍼니가 커피머신 판매부터 커피 원두 제조 등을 맡아 컴포즈커피 원두 유통을 맡아왔다. 스페셜티 커피를 판매하는 JM커피로스터스 카페도 부산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컴포즈커피를 인수한 졸리비 푸즈는 1978년 설립된 필리핀 1위 외식 기업이다. △커피빈 △밀크샤 △스매시버거 △팀호완 △하이랜드커피 △커먼맨커피로스터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필리핀 증시(PSE)에 상장된 졸리비(JBFCF) 시가총액은 전날 종가 기준 2594억 필리핀페소(약 6조 1183억원)에 달한다. 졸리비는 지난 2019년 미래에셋운용 PE 컨소시엄으로부터 카페 프랜차이즈 커피빈을 인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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