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바앤스피릿쇼 2021'' 현장 가보니…
위스키·와인·칵테일 등 100여 브랜드 참여
국산 사과·포도로 만든 애플사이더·와인 눈길
홈술·홈파티 트렌드에 홈바·홈텐더 용품 인기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국산 사과로 만든 애플사이더 시음해보세요.” “남미 아르헨티나 와인 어때요.” “이 칵테일, 집에서도 해먹고 싶네요.”
|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COEX)에서 열린 ‘서울바앤스피릿쇼 2021’에 참여한 업계 관계자들과 바이어, 일반 시민들이 참여 부스를 돌아보며 관람하고 있다.(사진=김범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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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COEX)에서 열린 ‘서울바앤스피릿쇼 2021’(이하 서울바쇼). 이날 오전 11시 개막과 동시에 수백 명의 인파가 이곳을 찾았다. 올해 1회로 처음 개최한 서울바쇼는 스피릿, 위스키, 와인, 맥주, 칵테일, 전통주를 비롯해 바(bar) 용품 등 다양한 주류 관련 제품을 만나볼 수 있는 박람회로 100여개 브랜드가 참여했다. 행사는 오는 6일까지 진행한다.
이날 서울바쇼에 바이어로 참여한 주류 매장 또는 술집을 운영하는 소매상, 유통 업체와 도매상 등 관계자들은 특색 있는 제품을 발굴하고 사업 논의를 위해 부지런히 참여 부스를 오갔다. 곳곳에서 시음과 논의를 통한 사업 제휴가 잇따랐다.
이날 참여 업체인 하이트진로음료 부스에는 편의점 세븐일레븐 운영사 코리아세븐 담당 MD들이 방문해 다양한 라인업의 ‘진로토닉워터’를 활용한 ‘소토닉’(소주+토닉)과 무알코올 맥주맛 음료 ‘하이트제로 0.00’을 시음하며 실무 논의를 이어가기도 했다. 다른 한편 부스에서는 한국주류수입협회가 자리를 잡고 회원사 모집과 상담·지원에 한창이었다.
|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COEX)에서 열린 ‘서울바앤스피릿쇼 2021’에 참여한 하이트진로음료 홍보부스에 믹서 브랜드 ‘진로토닉워터’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사진=김범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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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에서 와인펍 매장을 운영한다고 밝힌 박모씨는 “이달부터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으로 점차 손님들도 늘고 찾는 주종 취향도 다양해지고 있다”면서 “매력 있는 제품을 발굴하고 지속 거래할 거래처 발굴차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바쇼 행사 부스에 참여한 ‘까사데멘도사’. ‘멘도사’(Mendoza)라는 명칭에서 짐작할 수 있듯 남미 아르헨티나 지역 와인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신생 와인 수입유통업체다. 멘도사는 아르헨티나 와인의 70% 이상이 생산되는 대표 와이너리 마을이다.
지난해 창업해 1년째 까사데멘도사를 운영하고 있는 김종훈·임다미 공동 대표이사는 “최근 말벡, 까베르네 프랑 등 아르헨티나에서 재배되는 포도 품종으로 만든 와인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현지 와이너리를 오가며 직접 엄선한 26종의 아르헨티나 와인을 취급하고 있는데 앞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더욱 특색 있고 다양한 제품들을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COEX)에서 열린 ‘서울바앤스피릿쇼 2021’에 참여한 와인 수입유통업체 ‘까사데멘도사’ 부스에서 김종훈(맨 왼쪽)·임다미(왼쪽 두번째) 공동 대표가 참관객들에게 제품 홍보를 하고 있다.(사진=김범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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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장에는 업계 관계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의 일반 성인 소비자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최근 코로나 장기화 여파로 홈파티를 통한 홈술(집에서 술마시기)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가정에서 즐기는 ‘홈바’(home bar)와 ‘홈텐더’(홈+바텐더)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다.
일반 방문객들은 위스키와 와인, 니혼슈 등 전통적 고급 주류에 대한 관심과 함께 사과로 만든 애플 사이더(cider)와 다양한 리큐어(liqueur)로 제조한 칵테일 부스에도 장사진을 이뤘다. 코로나 방역 지침에 따라 행사장 곳곳에 마련된 개별 ‘시음존’에서 시음이 이뤄졌다.
김현봉 니혼슈코리아 영업부장은 “기존에는 고급 일식집과 이자카야(일본식 선술집) 중심으로 니혼슈와 사케 소비가 이뤄졌는데, 최근에는 가정용 수요가 늘면서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COEX)에서 열린 ‘서울바앤스피릿쇼 2021’를 찾은 참관객들이 코로나 방역 지침에 따라 행사장 곳곳에 별도로 마련한 ‘시음존’에서 개별 시음을 하고 있다.(사진=김범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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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사이더는 아직 국내에서 생소한 주종이지만 최근 가정용 주류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포도가 재배되지 않는 아일랜드 등 일부 유럽 지역에서 오래전부터 와인 대신 사과로 과실주를 담가 먹은데서 유래했다. 하이트진로가 수입·유통하는 ‘써머스비’와 비어케이가 취급하는 ‘매그너스’가 대표적 브랜드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 ‘댄싱사이더 컴퍼니’는 국산 사과로 국내에서 애플사이더를 양조해 판매하는 순수 국내 업체라는 점에서 눈에 띈다. 이날 서울바쇼에 참여한 댄싱사이더 컴퍼니 부스는 많은 업계 관계자 및 소비자들로 붐볐다.
|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COEX)에서 열린 ‘서울바앤스피릿쇼 2021’에 참여한 국내 애플사이더 제조사 ‘댄싱사이더 컴퍼니’ 부스에서 제품이 진열돼 있다.(사진=김범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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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싱사이더 컴퍼니는 충북 충주시에 본사와 양조장을 두고 지역 농가와 협업을 통해 품질 좋은 국산 ‘충주 사과’에서 착즙한 사과즙을 주재료로 활용한다. 주요 애플사이더 제품으로 ‘스윗마마’, ‘댄싱파파’, ‘신애유자’, ‘요새로제’, ‘와쥬블루’ 등이 있다. 핼러윈 콘셉트로 호박을 가미한 ‘킹키펌킨’ 에디션도 선보였다.
김율기 댄싱사이더 컴퍼니 매니저는 “고형분 사용 없이 100% 국산 사과를 원물 착즙한 사과즙을 사용해 품질과 맛에 자신있다”며 “국산 농산물을 활용해 국내에서 양조하는 ‘지역특산주’이기 때문에 온라인을 통한 전자상거래 판매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COEX)에서 열린 ‘서울바앤스피릿쇼 2021’에 마련된 ‘인피니티 바(THE INFINITY BARs)’ 코너에서 유명 바의 각종 칵테일을 선보이고 있다.(사진=김범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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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서울바쇼 행사장에는 주류뿐 아니라 푸드 페어링(food pairing·술과 음식 궁합)을 위한 업체 참여도 이어졌다. 국내에는 2019년 처음 진출한 네덜란드 치즈 브랜드 ‘더 더치 치즈앤모어’는 PDO(네덜란드 노르트홀란드 주에서 전통적 방법으로 생산한 고다 치즈에 부여) 인증을 받은 바질치즈와 트러플치즈 등 쉽게 접할 수 없는 특색 있는 제품을 선보이며 참관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또 한편에서는 ‘인피니티 바’(THE INFINITY BARs) 코너도 운영됐다. 삼성리, 소코, 숙희, 나이트사운즈, 도파민, 코블러 등 국내 정상급 19개 바와 그들의 시그니처 칵테일을 현장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자리다. 또 콘퍼런스와 칵테일 클래스, 위스키 북 토크 및 기초교육 프로그램 등 참관객들을 위한 여러 이벤트도 진행했다.
이날 일반 관람으로 이곳을 찾은 직장인 김모씨는 “평소 술을 즐기고 최근에는 홈술이 늘면서 ‘홈바’ 마련에 부쩍 관심이 늘었다”면서 “칵테일 클래스를 통해 ‘홈텐더’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하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