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 표명 사태 일단락…靑, 적극 진화
지난 18일부터 휴가를 쓰고 21일까지 거취 고심에 나섰던 신 수석은 22일 직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혀왔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신 수석의 업무 복귀 소식을 알렸다. 신 수석은 이날 오전 티타임에 참석했고 오후 2시에 열렸던 수석·보좌관회의에도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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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신 수석이 거취 일임을 택한 것과 관련해 “(사의 파동이) 일단락 된 것”이라며 “(신 수석의) 사의 표명이 있었지만 (문 대통령이) 반려했고, 그 뒤에 진행된 사안이 없는 상태에서 거취를 일임했으니, 대통령께서 결정할 (수 있는) 시간이 남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신 수석의 거취 일임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일단락”이라는 표현을 썼다. 일단락은 ‘일의 한 단계를 끝내다’는 의미다. 사의 표명과 관계된 갈등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추후 새로운 사안이 다시 불거진다면 사태는 언제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여전히 갈등의 불씨가 남은 셈이다.
특히 지난해 국론을 분열시켰던 ‘추미애-윤석열’ 간 ‘법검 갈등’이 ‘신현수-박범계’의 ‘법청 갈등’으로 비화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청와대는 신 수석이 박 장관을 상대로 감찰을 요구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신현수 수석의 입으로 감찰을 건의드린 적 없다고 한다. 아침에 직접 확인했다”고 부인했다.
다만 박범계 장관은 이날 국회 법사위에 참석해 신 수석 사의 사태와 관련한 질의를 받았지만 “그동안 청와대 발표 내용으로 갈음하겠다”며 침묵을 선택, 여지를 남겼다.
◇신현수-박범계 공존이 관건…불씨 여전히 존재
그간 문 대통령이 신 수석의 사의 의사를 여러 차례 만류한 점을 떠올리면 신 수석을 재신임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신 수석과 한 배를 타고 가는 것이 문재인 정부 임기말까지 유지될 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청와대가 거취 일임과 관련, “대통령이 무슨 결정을 (내릴지) 쭉 가라든지, 교체하든지 여러가지 중 결정 하실 것”이라고 답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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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특히 이날 발표된 검찰 중간 간부 인사에는 신 수석의 뜻이 반영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신 수석이 휴가 기간 박 장관과 검찰 인사에 대해 협의했고 검토도 했다”라고 전했다. 신 수석과 박 장관 사이의 갈등설을 관리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박 장관 역시 주말 사이 신 수석과 접촉했는지 여부에 “확인해드리기 어렵다”라고 답변을 피하면서도 “저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법무 참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 인사에 임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수습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이후 민정수석실의 대대적 개편 가능성을 내다본다. 이명신 반부패비서관과 김영식 법무비서관은 김종호 전 민정수석 때 사의를 표했고 후임을 찾는 과정에 있다. 선거를 치르고 난 뒤 시국이 안정되면 검찰 관리에 더 적합한 후임자를 찾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미 후임자에 대한 하마평도 거론된다. 왕정홍 전 방위사업청장, 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신 수석의 업무 복귀로 당장 후임 인선에 나설 가능성은 적지만 시기에 따라 실추된 대통령 리더십과 청와대의 국정 장악력을 회복하기 위해 고려할 수 있는 카드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