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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개점 전부터 페어몬트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고개를 들고 있다. 여의도의 고급 호텔 수요가 생각만큼 크지 않은 탓이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비즈니스 고객 수요까지 급감한 터라 페어몬트가 여의도에 자리를 잡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건설 중인 파크원이 이달 말 준공한다. 파크원은 타워1과 타워2, 현대백화점, 페어몬트 호텔 등 총 4개동으로 이뤄졌다. 이 가운데 지상 69층 규모의 타워1은 높이 318m로 국내에서는 3번째로 높다. 인근에 위치한 IFC(284m)를 제치고 여의도 최고층 건물로 자리매김했다.
페어몬트 호텔은 31층에 326개 객실 규모로 파크원 호텔동에 들어설 예정이다. 올해 12월 개장을 앞두고 있다. 페어몬트는 tvN 드라마 ‘도깨비’에서 배경으로 등장한 캐나다 퀘백의 ‘페어몬트 샤토 프롱트낙 호텔’로 국내에서 일약 유명세를 탄 호텔이다. 페어몬트 브랜드를 운영하는 프랑스 아코르 그룹은 1967년 프랑스 노보텔을 시작으로 95개국 4100여개의 호텔을 운영 중인 글로벌 호텔 운영사다.
페어몬트는 여의도의 랜드마크인 파크원에 입주했다는 점, 올해 준공한 신식 건물이라는 점, 국내에는 아직 진출하지 않아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브랜드라는 점 등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고객뿐 아니라 ‘호캉스’(호텔에서 즐기는 바캉스)에 나선 일반 고객도 끌어들일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여의도의 대표 특급 호텔인 콘래드 서울과 지역 특급 호텔 수요를 양분할 전망이다. 콘래드 서울은 지난 2012년 11월 12일 개장해 여의도를 찾는 비즈니스 고객들의 수요를 흡수해 왔다. 주요 대관 업무 또한 콘래드에서 진행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요한 간담회나 발표회 등은 콘래드에 문의하고 자리가 없으면 JW메리어트를 차선책으로 삼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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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호텔 업계의 불황도 고민거리다. 현재 서울 시내 주요 호텔의 평일 투숙률은 평균 10% 수준이다. 이미 아코르 그룹이 운영하는 노보텔과 이비스, 힐튼 그룹이 운영하는 콘래드 등이 코로나19 한파에 특급 호텔로서는 이례적으로 반값 세일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여의도라는 지역적 특성은 기대 요소다. 여의도 호텔들은 국회를 방문하는 투숙객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여의도에 밀집한 금융사 대부분이 재택근무를 하지 않아 접대를 위한 점심 수요가 꾸준해 코로나19의 영향에서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여의도 호텔들 또한 여전히 예년 투숙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코르 그룹 관계자는 “아직 호텔 개장 전이라 구체적인 운영 방안에 대해선 밝히기 어렵다”라면서 “아코르 그룹의 럭셔리 호텔 브랜드를 선보이는 만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의도 호텔 업계에서는 페어몬트의 입점을 환영하는 눈치다. 여의도에서 직접적인 경쟁을 펼칠 대상이 콘래드로 제한되는 데다 랜드마크 효과로 여의도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져 관광객 유입을 유발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현재 여의도에는 5성급 고급 호텔이 콘래드뿐인 데다 콘래드와 페어몬트가 인접해 있어 다른 호텔보다는 두 호텔 간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면서 “현대백화점, 페어몬트 호텔 등의 입주로 여의도 상권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환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