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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세계적 베스트셀러 `21세기 자본`의 저자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가 미국의 과도한 학자금 대출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서둘러 학자금 대출 문제에 대응하지 않을 경우 경제 성장세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피케티 교수는 23일(현지시간) 빅씽크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젊은이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 균등을 촉진시키고 교육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평등하게 분배하기를 원한다면 이 학자금 대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것이야말로 장래 미국 경제 성장을 더 높이는 동시에 균형잡힌 성장을 이룰 수 있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미국내에서도 불어나는 학자금 대출과 그에 따른 높아지는 연체율로 인해 경제 성장이 저해되고 소득 불균형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학자금 대출을 지고 있는 인구는 4300만명에 이르고 있고 그 규모도 사상 최대치를 꾸준히 경신하고 있다.
윌리엄 C.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역시 지난주 한 행사에서 “고등교육을 위한 대출은 경제 성장과 불평등과 같은 경제적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며 “학자금 대출 증가와 연체율 상승이 미국 젊은이들의 결혼을 통한 가계 형성과 주택 구입을 압박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 뉴욕 연은 연구에 따르면 지난 2009년까지 학자금 대출자의 17%만 5년 이내에 이를 모두 상환한 것으로 파악됐고, 특히 학교를 졸업한 지 10년 이후에도 대출을 다 갚지 못하는 비율은 전체 3분의 1이 넘었다.
피케티 교수는 “대학생들이 학업을 중단하는 이유는 많지만, 그중 학자금 부담이 가장 큰 결정 요인이 되고 있다”며 “과도한 학자금 부담이 교육 접근성을 저해하고 향후 기회와 소득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미국 외에 다른 선진국들을 보면 학생들은 대부분 정부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처럼 과도하게 학자금 대출을 지는 일이 거의 없다”며 “올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제안한 학자금 대출에 대한 정부 자금 지원이야말로 이 문제에 접근하는데 가장 정당화될 수 있는 대책”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