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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 공급 리스크 여전…가격 또 오를 듯"

김보겸 기자I 2022.08.29 08:16:16

대신증권 보고서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작년보다 10배 뛴 반면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하며 괴리를 보이는 현상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대신증권은 29일 “6월 이후 천연가스 가격 상승이 이어진 배경으로는 폭염으로 인한 에어컨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러시아산 가스 공급 불안 및 노르웨이의 가스설비 정비활동, 폭염으로 풍력·수력·원자력·석탄의 발전 감소로 천연가스 공급이 타이트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설상가상으로 러시아가 이달 31일부터 사흘간 정비보수를 위해 노르드스트림 파이프라인으로의 가스 공급을 중단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유럽의 전력비가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천연가스 가격이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여름철 계절적 수요 감소로 천연가스 가격의 단기 조정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겨울철 난방 수요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유럽과 아시아의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공급 불안 리스크는 단기에 해결되기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유럽 천연가스 공급난이 미국 천연가스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판단이다. 김 연구원은 지난 6월 미국 텍사스주 프리포트 천연가스 수출 터미널에서 발생한 화재를 언급하며 “프리포트 지역의 LNG 수출이 11월부터 완전히 재개되기 시작하면 자국 내 공급이 줄어들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 시설은 미국 LNG 수출의 17%를 차지하고 수출물량 중 80%를 유럽에 공급한다.

반면 국제유가는 6월 이후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하락 배경으로는 원유 수요 둔화 우려와 예상보다 러시아산 원유 공급 차질량이 적다는 점이 꼽힌다. 최근 이란의 핵협상 타결 가능성도 유가 하방 압력을 높였다.

김 연구원은 “최근 사우디 에너지 장관인 압둘아지즈 빈살만도 90달러대의 낮은 유가 상황에 대해 불만족스러워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최근 낮은 유동성으로 인해 국제원유 선물 시장이 실물 시장의 펀더멘털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OPEC+의 감산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했다. 실제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투기적 자금 순매수 포지션은 2022년 연초대비 39% 줄었다.

다만 국제원유 공급 불안 리스크는 여전하다. 김 연구원은 “유럽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금지 조치 및 미국의 러시아산 가격상한제 도입 가능성과 미국의 전략 비축유 방출 종료와 허리케인 시즌이 맞물린다는 점은 미국 원유 공급 불안 리스크를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란 핵협정 타결 가능성도 변수다. 협정이 타결돼 이란산 원유 수출 공급이 확대되면 단기적으로 국제유가가 급락하겠지만, 미국이 사우디와 이란의 관계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협정 타결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는 시각도 있다.

김 연구원은 “국제유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천연가스 가격으로 인해 가스에서 원유로의 대체 수요가 유입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도 원유 수요발 쇼크에 따른 유가 하락 가능성이 낮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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