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 셀레믹스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셀레믹스(331920)는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NGS(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DNA 분석 시약 제조업체다. NGS는 이전의 ‘생어(Sanger) 분석법’보다 빠르고 정확하며 저렴한 기술로 알려져있다. 이 대표는 “통신 기술로 얘기하면 생어는 아날로그, NGS는 디지털이라고 할 수 있다”며 “우리는 NGS 플랫폼에서 DNA를 읽어주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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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의료서비스 패러다임이 치료에서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로 변환되는 추세다. DNA 분석은 이러한 정밀의료를 구현할 수 있는 중요 자산으로 꼽힌다. 이 대표는 “DNA를 읽어서 진단·처방하는 일은 불과 몇년 전만해도 불가능했다”며 “정밀의료라고 표현할 수 있는 건 NGS만 가능하다”고 했다. 이러한 변화에 힘입어 NGS시장은 2026년 35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셀레믹스도 이 시장을 타깃한다.
◇ 질병청과 코로나 분석 계약·중국 진출 본격화
셀레믹스는 BTSeq, 타깃캡처키트(NGS 장비용)를 갖고 NGS 시장에 뛰어들었다. 구현하는 방식만 다소 다를 뿐 역할은 동일하다. “자연계 DNA는 특성이 다 달라요. 그래서 이 경우에는 드라이버, 저 경우에는 스패너 각각 다른 도구를 써야하죠.” 이 대표에 따르면 현재 BTSeq는 직접적인 경쟁사가 없고 타깃캡처키트는 경쟁사가 일루미나, 트위스트 등 5곳에 불과하다. 그 만큼 기술의 진입장벽이 높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특히 지난해 출시한 BTSeq의 성과가 뛰어나다. 셀레믹스는 코로나19 확산 초기 질병관리청 의뢰를 받아 BTSeq을 활용, 국내 감염환자의 바이러스 염기서열을 분석했다. 이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전장유전체 분석 계약’도 두 번 체결했다. BTSeq이 NGS 기술 중에서도 정확성은 높이고 시간과 비용은 획기적으로 줄인 강점을 지닌 점이 높게 평가된 영향이다.
이 대표는 “예전이었다면 코로나19 바이러스 분석에 한 달, 일반 NGS 기술이었으면 일주일 이상 걸렸을 것”이라며 “저희 기술은 22시간 만에 백신 개발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시장 공략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셀레믹스는 작년 말 중국 칭커 바이오로지칼 테크놀로지와 1억2000만원 규모 BTSeq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일종의 제품 테스트용 계약이었다. 본 계약은 빠르면 올 상반기, 늦어도 연내 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칭커에서 생어 분석을 연 1400만건 정도 하는데 이 일부를 저희 BTSeq으로 바꾸려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다른 고객 확보에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생어 분석 시장은 2025년 10억달러(1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내년 흑자 전환 목표”
셀레믹스는 올해 액체생검 시장에도 진출한다. 이 대표는 “종양은 그 동안 조직을 뜯어낸 후 CT를 찍어 알았다(조직생검)”며 “CT에서는 1cm 이상이어야 알 수 있는데 액체생검은 종양세포가 1cm까지 커지기 전 돌연변이를 알 수 있다. 떨어져 죽은 종양세포가 피에 섞여서 돌아다니는데, 이를 피를 뽑아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국내 액체생검 시작은 아직 초기단계라 전망이 밝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글로벌 시장 규모는 4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돼지 감염증 진단 등 논휴먼(Non-human), 일반인 건강검진 등도 중장기적으로 셀레믹스가 목표하는 시장이다.
“BTSeq·타깃캡처키트 같은 제품에 대한 수요는 전 세계에 있어요. 내년 해외시장 진출이 보다 가시화되면 매출 100억원 및 흑자 전환(2020년 매출 53억원·영업손실 48억원) 목표를 달성할수 있을 겁니다.”
한편 이 대표는 1989년 셋톱박스 제조업체인 휴맥스를 공동 창업한 후 28년간 재직했다. 셀레믹스 공동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방두희 연세대 교수와의 인연으로 2017년 셀레믹스에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