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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키움증권이 과거에 발행했던 CB와 RCPS가 보통주로 속속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RCPS는 약속한 기간이 되면 발행사에서 상환을 받거나 발행 회사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우선주이며, CB는 일정한 조건에 따라 채권을 발행한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다. 키움증권은 투자은행(IB) 등 사업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2017~2018년 CB와 RCPS 발행으로 자기자본을 확충한 바 있다.
키움증권이 2017년 발행한 CB는 총 1470억원어치, 2018년 발행한 RCPS는 총 3552억원어치다. 앞서 신한금융투자는 이를 모두 전환할 경우 CB가 약 137만주, RCPS는 329만주의 보통주가 추가상장될 것으로 추정했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특히 CB의 보통주 전환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키움증권은 12월 들어서만 세 번(4·9·16일) CB의 보통주 전환 공시를 냈다. 동학개미운동의 수혜를 입어 주가가 오르자 보통주로 전환하려는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16일 장 마감 후에는 CB·RCPS의 보통주 전환으로 무려 보통주 56만4000주(기존 총주식의 2.5% 수준)가 추가상장된다는 소식을 알렸다. 이튿날인 17일 하루만에 주가가 4.87%나 떨어졌던 이유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이번 전환 이슈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이미 해당 이슈가 대부분 주가에 반영된 상황이라는 판단에서다. 키움증권이 매 분기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보여주는 등 펀더멘털 자체가 튼튼하다는 것도 이같은 판단을 뒷받침한다.
김도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RCPS는 이미 발행주식으로 밸류에이션에 산입돼 있고, 잔여 CB가 모두 전환되더라도 주당순이익(EPS), 주당순자산가치(BPS)에 미치는 영향은 1% 미만인 것으로 계산된다”며 “이번의 대량 전환은 추후 주가 상승이 다시 오버행(주식 시장에서 언제든지 매물로 쏟아질 수 있는 잠재적인 과잉 물량 주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을 수 있으나, 본질 요인이 견조한 대형주에게 수급은 일시적이고 부차적인 요소”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 연구원은 “매 분기 기대를 뛰어넘는 시장 거래대금과 증시 호황으로 키움증권의 이익 체력이 견고해지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목표주가를 이전 대비 9% 상향한 15만 3000원으로 새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