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13일 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는 곧 다음 단계의 행동을 취할 것”이라며 “다음번 (남측을 향한) 대적 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 총참모부에 넘겨주려고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군대 역시 인민들의 분노를 다소나마 식혀줄 그 무엇인가를 결심하고 단행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따라 김 제1부부장이 앞선 담화에서 언급한대로 9.19 남북군사합의의 파기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 이 합의에 따라 중단됐던 접적지역에서의 포병사격과 야외기동훈련, 해상 완충구역 내에서의 해안포 훈련 등이 재개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軍, 미뤄진 육·해·공 합동화력 훈련 실시
남북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군은 유사시 육·해·공군의 합동 대응 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해상 합동 훈련을 지난 11일 실시했습니다. 이번 훈련은 당초 지난 달 19일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기상 때문에 연기된 이후 이번에 이뤄진 것입니다.
이같은 해상 사격훈련은 1년에 두 차례 실시되는 연례훈련입니다. 당초 강원도 고성 송지호 사격장에서 했었지만, 동해 속초 이북 수역에서 포사격 및 해상 기동훈련을 금지한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경북 울진군 죽변 해역으로 장소를 바꿨습니다. 우리 군은 이번 훈련에서 죽변항 남동쪽 해상 50㎞까지 항행금지를 설정하고 1시간 동안 포탄을 퍼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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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장사정포 대응, 다연장로켓 ‘천무’
특히 우리 군의 천무는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에 대응하는 대화력전 핵심 무기체계입니다. 개발 과정이 이를 증명합니다. 1970년대 초 북한은 사거리 20㎞가 넘는 소련제 포를 모방 생산해 1400여문의 각종 방사포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방사포와 같은 다연장 로켓을 보유하고 있지 않던 우리 군은 화력과 사거리에서 모두 열세였습니다. 이에 대항할 수 있는 무기체계의 보유가 시급한 상황이었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구룡’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당시 공산권의 주력 방사포 무기체계인 122㎜급에 대항할 수 있도록 설계 개념을 잡았습니다. 기본형의 경우 최대사거리 23㎞로 개발했는데, 이후 개량형까지 개발해 최대사거리가 36㎞까지 늘어났습니다. 당시 국군이 보유한 화력무기 중 가장 사거리가 길어 북한의 장사정 방사포 및 화포에 대응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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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무는 기존 육군에 배치된 다연장 로켓에 비해 정확도와 사거리를 크게 개선한 게 특징입니다. 단발 또는 연속으로 12발의 로켓을 쏠 수 있는데, 최대사거리는 80㎞에 달합니다.
◇파괴력 큰 無유도 로켓도 국산화
천무의 가장 큰 특징은 하나의 플랫폼에서 다양한 탄종을 운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유도 로켓 뿐만 아니라 무(無)유도 로켓도 운용할 수 있습니다. 유도탄은 고폭탄과 분산탄으로 구분되는데, 고폭탄은 목표물 반경 15m를 벗어나지 않아 정밀 타격이 가능합니다. 분산탄은 300개의 자탄을 쏟아내 축구장 3개 넓이 면적을 일시에 초토화하는 막강한 위력을 자랑합니다.
무유도로켓은 유도로켓 보다 사거리는 짧지만 살상 반경이 커 넓은 면적을 타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무유도로켓은 국산화에 실패해 현재는 미국산 227㎜ MLRS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당초 미국 기술을 들여와 무유도탄을 개발할 계획이었지만 천무체계에서 발사시 불발률이 기준을 초과한다는 이유로 미국 측이 기술 이전을 거부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현재 우리 군은 천무 무유도탄 개발 프로젝트를 다시 진행하고 있습니다. 군 당국은 제117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무유도탄 개발 업체도 선정한바 있습니다. 예정대로 올해까지 체계 개발을 마치게 되면 내년 이후 전력화 될 것으로 보입니다. 완전한 국산 무기체계가 된다는 의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