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부터 맥도날드 햄버거, 특히 대표 메뉴인 ‘빅맥’이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유튜브나 SNS 상에서 퍼지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의 평판이 중요한 식품업계에서 대표 메뉴가 이렇다할 공지도 없이 달라졌다는 소문이 돌면 좋지 않은 방향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빅맥을 둘러싼 소문은 정반대였다. 갑자기 햄버거가 맛있어졌다는 것.
최근 빅맥을 먹어본 이들은 하나같이 ‘빵이 달라졌다’, ‘패티 육즙이 살아있다’, ‘소스가 풍성해졌다’고 입 모아 말하고 있다.
|
백문이불여일견. 2000년대 중반 맥도날드의 ‘3000원, 3000원, 3000원~’ CM송에 중독돼 빅맥을 달고 살다시피 했던 과거의 기억을 되살려 새로워진 빅맥을 먹어봤다.
한동안 맥도날드는 ‘맛이 없어졌다’, ‘버거 크기가 작아졌다’는 낭설에 시달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맥도날드의 글로벌 시스템 아래서 한국의 제품만 나빠질 수 없다는 게 한국맥도날드 측 설명이다.
그럼에도 이번 정책이 도입하기 전 오랜만에 빅맥을 먹었을 때 과거보다 빈약해진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우긴 힘들었다. 그 사이 손이 커진 탓일지도 모른다.
개선된 빅맥의 포장지를 벗기자 외관만으로도 그 사이 갖고 있던 빅맥에 대한 인상이 달라졌다.
|
빵 레시피 자체도 더욱 고소하고 쫄깃하도록 개선했다. 또 빵 굽는 시간을 늘려 전체적으로 빵을 구울 때 나는 고소한 향이 강해졌다.
상단 빵을 걷어내자 바로 소고기 패티가 나왔다. 외관상 기존과 가장 큰 차이점은 패티 위에 뿌려진 다진 양파다. 베스트 버거 정책과 함께 양파를 패티 위에 직접 뿌려 양파와 패티의 풍미를 극대화하도록 조리 방법을 바꿨다.
빵과, 패티. 햄버거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두가지 요소가 달라졌다는 것은 사실상 기존과 전혀 다른 제품이 됐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빅맥 소스의 양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 빅맥 소스는 중단과 하단 두차례에 걸쳐 뿌리는데, 실제로 소스 양을 50% 늘리고, 분사 방식도 바꿔 기존보다 골고루 뿌려지도록 했다. 빅맥은 맥도날드 버거 중에서 약간 싱거운 편에 속했는데, 이를 보완한 것.
치즈도 온도 조절을 통해 더 패티 위에서 더 잘 녹도록 조치했다고 하지만, 매장에서 만들자마자 바로 먹은 게 아니기 때문에 체감하긴 힘들었다.
|
특히, 포장을 해서 시간이 조금 흘렀음에도 패티가 푸석해지지 않고 육즙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점이 경쟁사의 크고 두툼한 패티 못지 않은 맛을 냈다.
한창 배고플 나이에 하나만 먹어도 충분한 포만감을 안겨줬던 그 시절 빅맥보다 훨씬 개선된 모습이었다.
이번 정책은 앤토니 마티네즈 신임 사장 취임 이후 정식 도입됐지만, 사실은 전임 조주연 사장이 재임하던 2018년부터 준비한 프로젝트다. 전세계 맥도날드 진출국 100개국 중 버거를 주식으로 즐기는 호주, 네덜란드, 캐나다에 이어 한국에 도입시키기 위해 2년 간 설비 투자와 직원 교육 등을 진행했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지난 32년 간 한국맥도날드에 지속적인 애정을 쏟아준 고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한국 고객들의 높은 수준의 입맛에 부합하는 보다 맛있는 버거를 제공하기 위해 아시아에서 첫번째로 베스트 버거 정책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