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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헌재까지 가게 된 중대재해법... 이제라도 바로잡아야

논설 위원I 2025.04.01 05:00:00
과잉 입법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헌법재판소의 위헌심판을 받게 됐다. 이 법에 걸려 재판을 받아온 부산의 건설업체 대표 A씨가 낸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부산지방법원의 담당 재판부가 최근 수용하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A씨는 하도급 업체 근로자가 2022년 공사장에서 작업 중 일어난 사고로 숨진 일로 기소됐다. A씨는 1심 재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뒤 지난해 8월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부산지법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중대재해법의 위헌 소지를 여러 각도에서 지적했다. 전문 기술과 경험이 부족한 원청 업체가 전문성을 가진 하청 업체에 업무를 맡긴 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중대 재해에 대해 원청 업체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에게 가혹할 정도의 형사 책임을 추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하면 유능한 경영자를 현장에서 축출하거나 사업 자체를 포기하게 만들고, 근로를 제공할 사업장을 사라지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근로자의 안전을 위한다는 법이 오히려 근로자의 이익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도 했다.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에게 예방의 책임을 부과한 재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가 모호한 점이 입법상 명확성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모두가 그동안 산업계에서 일관되게 주장해온 내용들과 다르지 않다. 중대재해법은 한술 더 떠 전방위 통상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국의 비관세 장벽 중 하나로 문제 삼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주한 미국상공회의소는 최근 한국의 기업인 처벌이 과도하며, 민사적 문제에 대한 정치적 동기의 법적 조치가 자주 추진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본국 정부에 보냈다고 한다.

2022년부터 단계적 시행에 들어간 중대재해법은 제정 이전부터 위헌 논란이 적지 않았으나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의해 강행 처리됐다. 졸속 입법 비판을 듣는 이유다. 법 시행 후 중대재해 발생이 줄어든 것도 아니다. 위헌 소지와 통상 이슈화 우려에 더해 실효성마저 의문시된다면 그냥 놔둬서는 안 된다. 입법 목적에 맞는 효과적인 방향으로 고쳐야 한다. 재해 예방보다 기업인 처벌에 더 무게가 실려선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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