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기후 변화로 유통업계에도 ‘날씨 경영’이 화두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예년과 달리 장마가 빨리 오고 기간도 길어지는 가운데 스콜도 잦아지고 있다. 날씨에 따른 매출 변화가 심한 편의점은 고도화된 빅데이터를 통해 소비자들의 수요를 예측하는 등 기후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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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는 동절기·하절기 집중해야 할 상품군 뿐만 아니라 월·반기별, 상품·이슈별로 점주들에게 분석보고서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올림픽 시즌과 열대야에 맞춰 정보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번 시즌에는 치킨이 150%, 맥주가 28% 판매량이 늘었고, 얼음컵 등의 수요도 크게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김 팀장은 “최근에는 믹솔로지(여러 재료를 섞어 먹는 문화)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대용량 얼음컵, 레몬 얼음컵을 도입했다”며 “특히 찜통더위가 이어지면서 작은 얼음 대신 잘 녹지 않는 ‘빅볼 얼음컵’을 선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에는 스콜 빈도가 잦아지면서 갑자기 우산이 필요한 소비자를 위해 업계 최저가인 5000원짜리 우산을 공급하고 있다”며 “최저가 우산 공급을 위해 중국 업체 20여 곳을 돌았다”고 전했다.
달라진 소비 행태에 따라 빅데이터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게 김 팀장의 설명이다. 코로나 이후 전염병과 날씨에 따라 편의점 방문 빈도가 달라지지만 구매 수량 자체가 늘어나고 배달로 인한 매출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김 팀장은 “과거와 달라진 점은 편의점 방문 빈도가 줄어들어도 구매 수량 자체는 늘어났다는 것”이라며 “코로나라는 사회적 이슈와 기후변화가 맞물리면서 장바구니에 담는 상품 종류가 많아졌다. 날씨에 따라 편의점 배달이 크게 증가한다는 점도 달라진 소비 패턴”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변화는 1~2인 가구 증가로 인해 소용량 물품을 판매하는 편의점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그는 “1~2인 가구의 확대로 소용량, 근거리 쇼핑이 가능한 편의점에서 장보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쇼핑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고도화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수요예측 모형을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내일 당장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상품을 예측하고 점포에 안내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날씨 정보를 포함한 AI수요 예측 시스템을 구축해 고객 편의성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