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오기' 품고 日 가는 리커창…가까워지는 中日

김인경 기자I 2018.05.07 10:20:58

리커창, 中 총리론 8년만에 방일…한중일 정상회담 참석 차
日서 멸종상태인 따오기, 中 추가 기증..''양국 해빙 상징''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따오기가 오랜 앙숙인 중국과 일본에 해빙 물꼬를 틀 수 있을까.

중국 총리로선 8년 만에 일본에 방문하는 리커창 중국 총리가 일본 정부에 따오기 두 마리를 기증할 방침이라고 NHK 등 현지 언론이 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과 일본은 9일 개최되는 한·중·일 정상회담을 맞아 따오기 기증과 관련한 각서(MOU)를 교환할 것이라며 이르면 올해 중 기증까지 끝낼 전망이다.

따오기는 불과 100년 전만 해도 한국과 중국, 일본 등지에 쉽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기후 변화에다 무분별한 포획까지 더해지며 개체 수가 격감해 멸종 위기에 몰려 있다.

일본 역시 에도시대(1603~1867년)까지 따오기를 자주 볼 수 있었으나 환경 변화로 급격히 개체 수가 줄어들었고 결국 마지막 야생 따오기는 2003년 이후 사라졌다. 반면 중국은 일찌감치 따오기의 인공 사육을 실시해 1989년에는 세계 최초로 인공 번식에 성공해 개체 수를 늘렸다.

일본은 중국의 따오기 추가 기증 방침을 양국의 해빙 상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중국은 1998년 장쩌민 주석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우호의 증표로 따오기 기증을 약속했고 이듬해 처음으로 따오기를 일본 측에 양도했다. 이후에도 따오기 기증이 이어져 5마리의 따오기가 중국서 일본으로 건너갔지만 중·일 관계가 악화되며 따오기 기증 역시 중단됐다.

일본은 중국에서 받은 따오기를 인공 번식한 후 야생에 돌려보내는 일을 반복했다. 결과 현재 니가타현 인근에 따오기 280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중국에서 받은 5마리의 후손만으로 번식이 진행된 만큼 유전적 다양성에서 문제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이에 중국 측에 따오기의 추가 기증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전했다. 특히 이번 따오기 기증은 중·일 평화우호조약 40주년의 상징이 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특히 이번 따오기 기증을 위해 일본을 가는 리 총리는 중국 총리로선 8년 만에 일본을 방문하는 것이라 더욱 눈길이 쏠린다. 리 총리는 9일부터 개최되는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한반도 문제 등을 논의한다. 또 리 총리는 11일까지 일본에 머물며 아베 총리와의 회담, 아키히토 일본 국왕과의 면담 등을 가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일 친선 단체가 개최하는 행사에 참석한 후 홋카이도에도 방문할 예정이다.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댜오)와 역사 문제로 앙숙이었던 두 나라가 최근 해빙 기류를 보이고 있다. 시진핑 중국 주석과 아베 총리는 지난 4일 처음으로 전화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 문제와 양국 관계개선 등을 논의했다.

뿐만아니라 일본 정부는 중국이 주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ㆍ해상 실크로드)에 협력하기 위해 중국과 일대일로 관민협의회도 만들 계획이다. 양국은 이 협의회를 ‘중일 고위급 경제 대화’의 밑에 두고 일대일로 관련국에서의 인프라 등 공동 사업을 추진하는 역할을 맡긴다는 구상을 내놓았 다. 이와 함께 양국 정부는 2012년 이후 중단된 방위 당국 간 교육 교류도 6년 만에 재개할 계획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AFPB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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