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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프리카는 국내 신선 농산물(과채류) 수출액 5위인 대표적인 수출 상품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파프리카 수출액은 7310만달러로 전체 신선농산물 수출액(15억7660만달러)의 4.64%를 차지했다. 이 중 99%가 일본으로 수출된다. 국산 파프리카의 일본 시장 점유율은 70%에 달한다.
원래 의류 사업을 했던 조 대표는 가족의 파프리카 수출을 돕기 위해 일본 시장을 조사하며 가능성을 봤다고 한다. 1993년 아직 국내에는 파프리카가 생소했지만, 일본에서는 네덜란드산 파프리카가 시장을 넓혀가고 있었다. 조 대표는 “일본은 잦은 지진으로 유리 온실을 짓기 어려워 수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지리적으로 가까운 우리나라에서 파프리카를 생산하면 가격·신선도 측면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한국산 농산물에 대한 품질 보증이었다. 당시 한국산은 인분으로 농사를 짓는다는 인식이 있어 네덜란드산의 반값도 받기 힘들았다. 식당에 들어가는 식자재로 판매를 하면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지만,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 인지도를 높여야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확신했다. 조 대표는 “가격을 덜 받더라도 대형마트에 판매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품질 관리를 위해 각 농가에서 생산된 파프리카를 한 곳에 모아서 패키징을 할 수 있는 대규모 패킹하우스도 지었다. 각 농가에서 파프리카를 출하하니 품질이 고르지 못하다는 불만이 나오면서다. 조 대표는 “처음에는 손해를 보면서 팔기도 했지만, 점차 한국산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2000년 들어서는 수출량도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도 있었다. 정부에서는 수출 물류비는 물론 현지 프로모션을 지원해 준 덕에 빠르게 한국 파프리카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질 수 있었다. 또 파프리카 수출 물량이 점차 늘어나면서 유리온실을 짓는데 평당 100만원 가량의 비용과 노후화 된 온실을 리모델링 하는 비용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지원을 해줘 파프리카 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부쩍 높아진 물류비와 에너지 비용은 정부와 농가가 안고 있는 과제이기도 하다. 물류비의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농업협상에 따라 내년부터 직접 지원이 없어진다. 또 파프리카는 평균 19~22℃로 온도를 유지해야 되기 때문에 1년 내내 난방을 돌려야 한다. 조 대표는 “최근 전기·가스요금이 오르면서 생산비가 급등했다”며 “수출 물량에 대해서는 에너지 비용을 할인해 주는 등 정부의 정책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제작 지원: 2023년 FTA이행지원 교육홍보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