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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루나’ 권도형, 안 숨었다더니… 싱가포르 떠나 제3국으로

송혜수 기자I 2022.10.20 07:26:07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를 빚은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지난달 싱가포르를 떠나 제3국으로 거처를 옮긴 것으로 드러났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가 지난해 10월 26일(현지시간) 미국 포털 사이트 야후 파이낸스와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야후 파이낸스 영상 캡처)
경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출국해 싱가포르에 머물던 권 대표는 지난달 7일 두바이 공항에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공항에서 아랍에미리트(UAE) 입국 절차를 밟은 기록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수사당국은 권 대표가 두바이를 경유해 제3국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인접 국가에 소재 파악을 요청한 상태다.

권 대표의 해외 체류가 더 길어질 조짐을 보이자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공소시효를 정지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형사처분을 피할 목적으로 해외 도피할 경우 공소시효를 정지할 수 있다.

외교부는 지난 5일 권 대표에 대한 여권 반납 명령을 외교부 홈페이지에 공시했다. 여권법 13조는 공시 날짜로부터 14일 이내 여권을 반납하지 않으면 그 효력이 상실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다음 달 2일까지 권 대표가 여권을 반납하지 않으면 여권 효력이 사라진다. 여권이 무효화 되면 권 대표는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전환된다.

권 대표는 국산 암호화폐 테라·루나를 개발한 테라폼랩스의 공동 창업자다. 루나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한때 세계 10위 안팎까지 오르며 화제를 모았지만, 지난 5월 코인 가격이 폭락하면서 일주일 사이 총액 약 450억 달러(64조 2600억원)가 증발했다. 이에 권 대표는 국내 투자자들로부터 사기 등의 혐의로 피소됐다.

검찰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권 대표를 포함한 6명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에 공조 수사를 요청했다. 인터폴은 권 대표에 수배 중 가장 강력한 조치인 ‘적색수배’를 발령했다. 적색수배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중범죄 피의자에게 내려지는 국제수배다.

또 권 대표가 은닉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950억원을 2차례에 걸쳐 추가 동결하며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이러한 가운데 권 대표는 18일(현지시각) 로라 신의 팟캐스트 ‘언체인드’ 인터뷰에서 “어디에 살고 있는지 밝히고 싶지 않다”며 “(테라·루나 코인) 폭락 이후 안전에 위협을 받아왔다”라고 언급했다.

검찰이 동결한 비트코인에 대해서도 “내가 기억하는 한 쿠코인이나 오케이엑스를 사용한 적이 없다”며 “정부가 6700만 달러 상당의 자금을 동결했다면 내가 분명히 알아차렸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27일에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도피설을 부인했다. 그는 “전에 말했듯 나는 절대 숨으려고 하지 않는다”라며 “산책하러 나가고 쇼핑몰도 간다”라고 적었다. ‘지금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내 집 안방에서 코딩 중”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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