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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에 공들이는 은행]④"베트남 이어 印尼 오픈..글로벌 확장 가속"

김범준 기자I 2019.03.05 06:00:00

조영서 신한금융 디지털전략 본부장
16년 해외 첫 ''신한퓨처스랩 베트남''
올 상반기 중 인도네시아 오픈 예정
인도·태국·일본에도 설립 검토 나서

[편집자주] 중국 샤오미, 미국 우버·에어비앤비 등 이미 기업가치가 100억달러(10조원)을 넘어선 글로벌 ‘데카콘(Decacorn)’ 스타트업들이 생태계를 리딩하면서 국내에서도 이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KB·신한·KEB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은행’ 등 국내 은행들도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공을 들이고 있다. 은행들마다 어떻게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는지 담당 임원들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자세히 살펴본다.
조영서 신한금융지주 디지털전략팀 본부장이 4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신한은행 본점에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신한퓨처스랩의 DNA를 글로벌로 확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신한금융그룹 제공)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신한퓨처스랩의 DNA를 글로벌로 확장하기 위해 2016년 말 해외에 처음 선보인 ‘신한퓨처스랩 베트남’은 이미 현지에서 유명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중 하나가 됐습니다. 올해 상반기 중에는 해외 2호점 ‘신한퓨처스랩 인도네시아’가 문을 엽니다.”

조영서(48·사진) 신한금융지주 디지털전략팀 본부장은 4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신한은행 본점에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신한금융그룹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신한퓨처스랩(Future’s Lab)’을 설명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신한금융은 ‘따뜻한 금융’이라는 신조 아래 2015년 5월 국내 핀테크(FinTech) 및 스타트업 지원 협업 프로그램인 ‘신한퓨처스랩’을 출범시켰다. 스타트업들이 가진 혁신적 기술 또는 아이디어를 금융에 접목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며 신한과 스타트업이 함께 성장하자는 취지다.

조 본부장은 재정경제원(현 기획재정부) 사무관과 세계적 컨설팅 그룹 맥킨지사(Mckinsey&Company) 등을 거친 디지털금융 전문가로, 2017년 신한금융그룹에 합류해 신한금융의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며 신한퓨처스랩을 이끄는 선봉대장이다.

신한퓨처스랩은 서울 중구 을지로3가 신한생명 건물 8층에 약 130평 규모로 마련됐다. 당초 핀테크 기업 위주로 시작했지만 2017년(3기)부터 △여행 △제조업 △콘텐츠 △생활플랫폼 △O2O(Online to Offline) △사회적기업 △글로벌 등 다양한 분야로 모집 대상을 넓혔다.

선발 기업들은 각종 시설 및 금융테스트 환경 무상 지원 뿐 아니라 각종 교육·세미나, 신한금융그룹의 직접 지분투자, 신한은행의 기술금융을 통한 융자, 데모데이를 통한 외부 투자유치 등 종합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신한퓨처스랩은 2015년 1기 7개 기업 선발을 시작으로 2016년 2기 16개사, 2017년 3기 17개사, 2018년 4기 21개사 등 4년간 총 61개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했다. 이 중 43개 협업 비즈니스모델을 발굴했으며, 23개 기업에 총 83억2000만원의 직접투자(지분투자)가 이뤄졌다.

조 본부장은 “신한금융이 신한퓨처스랩을 통해 직접 투자한 83억원의 현재 가치는 205억원으로 추정된다”며 “현재까지 투자 받은 23개 스타트업들의 전체 기업가치는 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 본부장은 신한퓨처스랩을 통한 주요 육성사례로 ‘어니스트펀드’(1기), ‘파운트’(2기), ‘스몰티켓’(3기), ‘비주얼캠프’(4기) 등을 꼽았다.

‘어니스트펀드’는 P2P(개인간 거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신한은행으로부터 1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고 금융권 최초로 P2P투자금 신탁관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P2P금융협회 등에 따르면 어니스트펀드는 지난 한 해 약 2400억원의 투자금액을 모집하며 전년(570억원) 대비 4배 이상으로 성장했다. 이 기업은 최근 신한금융과 제3인터넷전문은행 참여 컨소시엄 구성으로 주목을 받은 간편송금서비스 플랫폼 ‘토스(Toss)’와도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파운트’는 신한카드와 인공지능(AI) 소비관리 서비스를, 신한금융투자와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을 공동개발 하고 각각 2억5000만원과 1억원의 동시 투자를 받았다. 인슈어테크 스타트업 ‘스몰티켓’은 현재 신한생명과 보험상품을 공동 판매하고 있으며, ‘비주얼캠프’는 시선추적 원천기술을 통해 신한은행과 함께 국내 최초로 신체 장애인용 자동입출금기(ATM)을 개발하고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전시회 ‘CES 2019’에도 참가하는 성과를 냈다.

인기에 힘입어 신한퓨처스랩 지원 스타트업 수도 2017년 3기 모집 당시 107개, 지난해 4기 308개로 크게 늘며 평균 1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다음 달 입주를 앞두고 있는 최근 5기 모집(20~30개사 선발 예정)에는 650개 기업이 몰렸다.

지난해 12월 10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신한금융지주 본사에서 열린 신한퓨처스랩 데모데이 ‘Shinhan Future’s Lab Runway 2018’행사 모습. (사진=신한금융그룹 제공)


신한퓨처스랩은 차별화된 포인트 중 하나로 ‘글로컬(Glocal)’을 내세운다. 글로컬은 국제(Global)와 현지(Local)의 합성어로 지역 특성을 살린 세계화를 뜻한다. 신한금융은 국내 금융권 중 최초로 해외 현지에 스타트업 육성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관련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신한금융은 베트남 국영 엑셀러레이터 사이공이노베이션허브(SIHUB)와 협업해 2016년 말 베트남 최대 경제도시 호찌민 중심가에 ‘신한퓨처스랩 베트남’을 열었다. 입주 사무공간 무료 제공과 신한베트남은행의 금융 노하우 전수가 이뤄지며 현지 전문가 및 국내 글로벌 멘토 그룹을 통해 사업모델 구체화와 협업에 관한 멘토링도 제공된다. 2017년 1기로 선발한 5개 기업의 육성을 완료했으며, 현재 2기 6개 기업을 육성 중이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Runway to the World(세계를 향한 활주로)’ 계획에 따라 국내 신한퓨처스랩 육성 기업(4기) 중 베트남 현지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스타트업 3개사를 별도로 선발하고 베트남 파견 연수 및 현지 사업화를 지원하는 한편, 반대로 베트남 퓨처스랩 육성 기업 중 한국 진출 또는 연수를 희망하는 베트남 스타트업 3개사를 국내에 초청하는 등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신한금융은 이를 통해 베트남 정부와 협업을 강화하고 ‘신(新)남방 정책’ 기류에 발맞춰 베트남 대표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으로 입지를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현재(지난해 말 기준) 신남방 국가 중 베트남에 가장 많은 금융사(36개)가 진출해 있으며, 이 중 신한은행 베트남법인이 총자산 37억4600만 달러(한화 약 4조원)로 베트남 내 외국계 은행 중 자산규모 1위를 달리고 있다.

조 본부장은 “최근 마련한 200억원의 투자금과 총 3조원 규모로 조성한 그룹 내 성장지원펀드 등을 활용해 신한퓨처스랩의 차세대 전략을 수립하고 육성 스타트업에 대한 직·간접 투자와 글로벌 진출 지원 기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 중에는 ‘신한퓨처스랩 인도네시아’를 열고 인도네시아 진출 국내 기업 및 현지 스타트업 육성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은행연합회 등에 따르면 현재(지난해 말 기준)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는 20개로 신남방 국가 중 베트남에 두번째로 많지만, 운영하고 있는 현지 점포수는 298개로 동남아 지역 중 가장 많다. 현지 금융과 기업 진출이 활발한 만큼 신한금융이 두번째 글로컬 스타트업 육성지로 인도네시아를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조 본부장 이어 “신한퓨처스랩 인도, 태국, 일본도 설립 검토 중”이라며 “이처럼 신한금융의 신한퓨처스랩은 타 금융사 대비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진출 및 교류에 중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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