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9년 임관해 특수요원으로 근무하던 A씨는 2001년 주둔지 훈련장에서 특수무술 훈련 중 안면 부위에 부상을 당했다. 공중제비를 돌던 중 바닥에 머리부터 떨어진 뒤 정강이와 이마가 부딪혀 미간에 ‘Y자’ 흉터가 생겼다.
A씨는 국방부에 상이연금을 청구했으나 국방부는 지난해 10월 “측정된 흉터 길이가 기준인 5㎝ 미만으로 상이등급(1∼7급) 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지급을 거절했다. 국방부는 군인 재해보상법을 들며 “가장 길이가 긴 미간 부위 흉터와 좌측 눈썹 옆 짧은 흉터는 이어져 보이므로 합산해서 평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병원이 긴 부분은 4㎝, 짧은 부분은 1㎝로 합쳐서 5㎝의 흉터로 간주할 수 있다고 진단했고 A씨가 군인재해보상연금재심의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하자 국방부는 입장을 바꿨다. A씨의 Y자 흉터는 길이가 긴 흉터를 기준으로 측정하는 방식으로 평가해야 하고, 긴 부분은 기준인 5㎝보다 짧다는 이유를 들었다. 결국 A씨는 국방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국방부 판정이 입법 취지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손 판사는 “얼굴 흉터 관련해 연금을 지급하는법령의 취지는 흉터로 인해 겪게 되는 개인의 심리적 위축 등을 장애로 인정하는 것”이라며 “Y자 형태의 흉터는 군인 재해보상법 등에서 상이연금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길이 5㎝ 이상의 선모양 흉터로, 상이등급 7급인 ‘외모에 뚜렷한 흉터가 남은 사람’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또 “국방부의 주장처럼 1개의 흉터로 본다고 하더라도 1개 흉터를 별다른 사유 없이 불리하게 취급하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방부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