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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꿀은 꿀벌이 꽃의 밀선에서 빨아 축적한 당분이다. 벌꿀은 꽃에 있는 당류인 슈크로스가 꿀벌 입에서 나오는 효소 작용으로 변화한 것으로 비타민, 미네랄, 아미노산 등 영양소가 풍부해 피로회복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병원에서 환자 회복을 위해 링거로 주사하는 포도당은 벌꿀의 주성분이기도 하다. 꿀 1Kg을 얻기 위해서는 벌 한 마리가 약 4만번 이상 꽃을 왕복해야 할만큼 귀한 꿀은 영양뿐만 아니라 특수한 풍미도 지녀 요리용, 약용으로도 사용돼왔다.
최근 기후변화로 가뭄과 폭염·장마·태풍 등 이상 기후 현상이 심화하면서 벌꿀 수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시중에 팔리는 벌꿀 제품은 크게 순수 꽃꿀과 사양꿀로 나뉜다. 순수 꽃꿀은 꿀벌들이 자연에서 꽃을 빨아 만든 꿀이고 사양꿀은 사람이 인위적으로 벌에게 설탕물을 먹여 만든 꿀이다. 사양꿀은 설탕으로 만들어져 꽃꿀과는 영양 성분이 다르고 자연꿀의 효능을 기대할 수 없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통되는 벌꿀의 70~80%는 대부분 사양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업체는 사양꿀에 물엿과 카라멜 색소, 밀가루 등을 섞어 판매하기도 한다.
동서벌꿀은 자연에서 얻은 꽃꿀을 취급한다. 꿀벌이 귀한 요즘 벌꿀은 원재료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동서식품은 전국 검증된 양봉장에서 꽃꿀을 매입해 진천 공장에서 제품을 제조·판매한다. 매입한 꿀은 가공하지 않는다. 동서식품이 판매하는 꿀은 전체 벌꿀 시장의 2% 수준이다.
동서벌꿀은 소비자들이 좋은 꿀을 안심하고 먹게 하겠다는 정신에서 출발했다. 동서식품은 1983년 벌꿀 제품화를 위한 설비를 완성하고 1984년 2월 벌꿀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이후 1985년 소비자 공모를 통해 탄생한 ‘동서벌꿀’ 브랜드가 현재까지 전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동서식품이 벌꿀 사업을 하면서 총력을 기울인 것은 품질이다. 1984년 사업 초기에는 동서식품의 분석장비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납품한 양봉업자들의 원료벌꿀 중 80%가 퇴짜를 당하며 된서리를 맞기도 했다.
특시 탄소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고품질 벌꿀만을 취급한다. 탄소동위원소 분석은 현재 벌꿀 순도를 측정하는 가장 정확하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벌꿀 구성성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탄소를 이용한 측정 방법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아카시아꿀은 순수 벌꿀 기준을 탄소동위원소비 -23.5퍼밀(‰)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설탕, 물엿, 올리고당의 탄소비는 -9~-11‰의 범위 안에 있으며 순수 벌꿀과 설탕을 섞으면 중간치가 나온다. 동서벌꿀은 모든 꿀에 -23.5‰ 이하 탄소비를 지켜오고 있다.
이 외에 동서벌꿀은 100% 꿀을 가려내기 위해 63가지의 정밀 검사를 실시한다. △벌꿀내 포도당과 과당의 비율의 측정으로 설탕이 섞였는지 검사하는 전화당·자당 측정 △물엿 등의 위화물이 첨가되었는지를 검사하는 전분·덱스트린 반응 검사 △인공 감미료인 이성화당의 혼합 여부를 살피는 이성화당 분석 등 까다로운 정밀 검사를 거치는 완벽한 품질검사를 통과해야 동서벌꿀 이름을 달 수 있다. 원료벌꿀을 납품하는 양봉업계에서는 동서벌꿀의 기준을 통과하는 것 자체가 자부심이 된다고 한다.
꿀벌 개체 수가 줄면서 전체 벌꿀 생산도 크게 감소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해 벌꿀 생산량은 1만 3123톤으로 평년 평균(2만 9163톤) 대비 55% 줄었다. 벌꿀 수급에 난항을 겪으면서 동서벌꿀 제품 매출도 감소세다. 작황에 따라 생산하는 만큼 생산량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동서식품 벌꿀 제품 매출액은 지난 2019년 60억원, 2020년 7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55억원으로 21.4% 감소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이상 기후 영향으로 벌꿀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까다로운 품질 관리를 통해 소비자들의 신뢰에 보답하고 믿을 수 있는 벌꿀의 기준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