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영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대표는 지난달 24일 강남구 사옥에서 진행한 이데일리 인터뷰에서 “한국만 동떨어진 갈라파고스가 되면 금융산업 경쟁력을 키울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디셈버앤컴퍼니는 배우 전지현이 ‘투자. 쉽게. 알아서’라는 슬로건으로 광고한 AI 투자 서비스 핀트(fint) 운영사다. 1대 주주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다. 엔씨소프트 출신인 정 대표는 토스·피플펀드·카카오페이(377300) 대표가 1~3대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을 맡은 데 이어 이번에 4대 협회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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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 처리도 필요하다고 했다. 핀테크의 전자금융업 진입 문턱을 낮추고 ‘제2의 머지포인트’ 사태를 방지해 이용자 보호를 할 수 있어서다. 전금법 개정안이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특혜라는 주장에는 “해외와 경쟁하려면 금융 혁신이 중요하다”며 “전금법을 개정해 디지털 금융 기업들이 기존의 대형 금융사와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운동장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핀테크의 발목을 잡는 망분리 규제도 혁파해야 한다고 했다. 망분리는 농협·신한은행 등 금융기관이 해킹으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업무망과 인터넷망을 분리하는 규제다. 망분리로 해킹 사고는 줄었지만 금융 혁신은 역주행했다는 게 정 대표 얘기다. 그는 “4차 산업혁명으로 세계가 연결되는 초연결 시대에 우리나라만 망분리 규제를 하면 안 된다”며 “갈라파고스처럼 돼 금융산업 전체 경쟁력이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마이데이터 활성화도 정 대표가 협회장 후보로서 역점을 두고 있는 서비스다. ‘내 손안의 금융비서’로 불리는 마이데이터는 핀테크 22곳, 은행 10곳 등이 참여한 혁신 서비스다. 흩어진 개인 신용정보를 한곳에 모아 보여주고 적합한 금융상품 등을 추천하는 등 자산·신용관리를 도와준다. 정 대표는 “지난달 시행된 마이데이터에 앞으로 각사별 여러 서비스가 추가될 것”이라며 “어떤 고객이 무슨 서비스를 이용하는지 등 여러 이슈가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대 전기공학부 출신인 정 대표는 “공대 졸업 이후 iMBC에서 개발·기획 파트에서 일했던 경험도 있어 기술, 콘텐츠, 서비스 이해도가 높다”며 “기술과 사회에 대한 통찰로 이룬 핀트의 성과를 밑거름으로 해 협회를 이끌어 가고 싶다”고 밝혔다. 핀트는 AI 투자로 연간 수익률이 20.7%(작년 12월30일 해외 적극투자형 기준), 운용자산(AUM)은 1000억원에 달했다. 현재 고객 수는 64만 명으로 1년 새 2배가 됐다.
정 대표는 “성공한 협상은 나와 상대방 모두 좋은 결과를 얻어가는 것”이라며 “핀테크가 기존 금융권과 부딪히는 일이 생기겠지만, 협회장으로서 상생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각종 스트레스 때문에 투자를 기피했던 고객들을 핀트의 AI 투자로 변화시켰다”며 “기술을 통해 서비스와 세상을 바꿔보고 싶다. 이런 큰 꿈을 가지고 뚜벅뚜벅 걸어가 결국 뜻을 이루는 CEO로 기억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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