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농축수산물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7.5%, 전년 동기 대비 13.5% 상승했다. 이는 2011년 3월 이후 9년 6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특히 배추, 무 등 채소류 물가가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을 부추겼다. 채소류 물가는 34.7% 올랐다. 이 중 배추가 지난해 9월 대비 67.3%, 무는 89.8%나 급등했다.
물가 상승은 자연스럽게 소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주요 김장 재료들로 살펴보면 지난 6일 기준 고랭지 배추가 1포기당 1만911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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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김장재료들이 상승세인 것은 수급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장마와 태풍으로 고랭지 배추를 비롯한 재료들이 풍수해를 입으면서 수확량 자체가 줄었다. 올해 고랭지배추 생산량은 평년 대비 14% 줄어든 33만9000t(톤)을 기록했다. 재배 면적도 평년 대비 7% 줄었다.
비상이 걸린 것은 대상과 CJ제일제당 등 포장김치업계도 마찬가지다. 원재료 수급이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대상과 CJ제일제당은 지난해 기준 국내 포장김치 시장 점유율 84.8%를 차지하고 있다.
주요 업체들은 계약재배를 통해 재료를 수급받지만 가격 변동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올라간 산지가격으로 공급받아 기존 가격대로 김치를 팔 경우 손해이기 때문이다. 반면 직접 김치를 담그는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가격 변동이 없는 포장김치 찾는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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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비비고 김치’는 공식 온라인몰 ‘CJ더마켓’에서는 판매하지만 일부 온라인 채널에선 물량이 달리고 있다. CJ더마켓에서도 배추김치는 한정수량만 판매하고, 백김치와 묵은지, 열무김치는 일시 품절 상태다.
업계에선 고랭지 배추가 다시 나오는 10월 말 이후에서 11월 초는 돼야 김치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생산량을 줄이진 않았지만, 수요가 너무 증가해서 수요 맞추기가 어려운 상황이다”며 “물량을 맞추면서 제품 품질을 유지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상 관계자는 “태풍으로 소실된 배추가 다시 자라려면 45일이 걸린다며, 일단은 생산량을 조절하면서 상황을 지켜볼 계획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