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게인 2012년…문재인 vs 안철수 진검승부 공방 격화
5.9 대선 본선 대진표는 문재인(민주당), 안철수(국민의당), 홍준표(자유한국당), 유승민(바른정당), 심상정(정의당) 후보의 5자구도로 짜였다. 원외로는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 정운찬 전 국무총리,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공동대표도 출사표를 던졌다.
현 구도는 문재인 vs 안철수의 절대양강 체제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단일화를 앞두고 불거졌던 양측의 진검승부가 재현된 것. 두 후보의 지지율은 합계는 대략 70∼75% 안팎에 이를 정도로 압도적이다. 불과 열흘 전만 해도 타의추종을 불허하던 문재인 독주체제가 깨진 것. 사실상 51대 49의 싸움이다. 문 후보는 오차범위 안팎의 불안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 경선 이후 안희정 지사의 지지층 흡수 등 외연확장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세론이 흔들리고 있다. 안 후보는 지난주 이후 ‘지지율 수직상승’ 행진 속에서 문 후보와의 격차를 오차범위 이내로 좁혔다. 일부 조사에서는 양자구도 역전까지 이뤄내면서 막판 뒤집기를 자신하고 있다. 초박빙 접전구도가 만들어지면서 양측은 네거티브를 전면에 내세웠다. 문 후보 측은 안 후보의 집권이 정권교체가 아닌 적폐세력의 정권연장이라는 프레임으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안 후보 측 역시 문 후보의 집권이 정권교체가 아닌 계파교체라고 비판하면서 문 후보의 아들 취업특혜 의혹 등에 대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홍준표·유승민 후보의 네거티브 경쟁도 치열하다. 길잃은 보수표심을 잡기 위해 서로가 융단폭격식 설전을 연일 쏟아내고 있는 것. 홍 후보 측은 ‘유승민=배신자’ 프레임을 확산시키며 보수적자론을 강조하고 있다. 유 후보 측은 ‘홍준표=대선 무자격자’ 프레임으로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 다만 양측 모두 지지율이 채 10%에도 미치지 못한 것은 걸림돌이다.
◇홍준표·유승민 보수 단일화…비문 단일후보 성사 가능할까?
이번 대선의 가장 큰 특징은 정책공방이 완전 실종됐다는 점이다. 경제·안보 쌍끌이 위기상황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 사회 곳곳이 중병에 찌들었지만 제대로된 치유책조차 논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파면 이후 치러지는 촉박한 정치일정 탓이다. 결국 대선판을 뒤흔들 최대 변수는 바로 후보단일화다.
우선 보수후보 단일화에 관심이 쏠린다. 정권교체 분위기가 압도적인 가운데 홍준표 자유한국당·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두 사람의 지지율 합계는 10% 안팎이다. 만일 실제 대선결과로 이어져 득표율이 10% 미만이면 단 한 푼의 국고지원도 받을 수 없다. 대선 이후 당의 존립을 뒤흔들 예민한 문제다. 양측이 대승적 차원에서 보수후보 단일화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홍 후보는 보수통합을 근거로 4자구도 필승론을 주창하고 있다. 다만 홍 후보의 백기투항 압박과 유 후보의 강경한 통합반대 입장은 보수통합의 최대 난제다.
아울러 선거막판 반(反)문재인을 기치로 이른바 비문 단일후보가 탄생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관건은 보수층의 향배다. 역대 대선에서 김영삼·이회창·이명박·박근혜로 이어지는 막강 후보를 배출했던 보수진영의 표심은 대통령 탄핵사태의 여파로 사실상 무주공산이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황교안 대통령 총리 권한대행의 대선 불출마 및 안희정 충남지사의 민주당 경선 패배 이후 안철수 후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물론 국민의당·자유한국당·바른정당을 잇는 비문 3각단일화는 쉽지 않다. 안철수·홍준표·유승민 후보 모두 연대보다는 자강론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안 후보의 경우 국민의당의 기반인 호남의 반발여론을 무시할 수 없다. 다만 보수층이 집권전망이 불투명한 홍준표·유승민 후보를 선택지에서 아예 배제하고 안 후보를 전략적으로 선택할 경우 국민에 의한 비문 단일후보 형성도 가능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