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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개월(9월 27일~12월 24일) 사이 상장한 8개 스팩은 모두 상장 당일 수익률이 5%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수익률은 3.6%였다. 지난 여름 스팩 주가가 상장 당일 급등한 것과 비교하면 변동성이 줄어든 모양새다.
스팩은 실체가 없는 일종의 페이퍼컴퍼니로, 특정 비상장기업을 흡수합병하기 위한 회사다. 3년 내 합병할 회사를 찾지 못할 경우 상장폐지되며 공모가인 2000원과 소정의 이자를 돌려준다. 이 때문에 스팩의 주가는 2000원 밑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자율은 1% 미만으로 낮지만 원금을 보장할 수 있어 인기를 끌었다.
지난 6월17일부터 9월17일까지 3개월간 상장한 5개 스팩의 평균 상장 당일 수익률은 87.9%에 달했다. 삼성머스트스팩5호의 경우 ‘따상상상상’을 기록해 1만2459원까지 치솟았지만 최근 주가는 3000원대로, 고점에서 70% 이상 하락했다. 유진스팩7호(388800)는 공모가의 2배인 4000원에서 시초가를 형성했지만 상장 당일 하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스팩 열기가 한풀 꺾인 것은 경쟁률로도 나타난다. 교보11호스팩과 하이제7호스팩의 일반청약 경쟁률은 각각 107대 1, 93대 1이었다. 이날 상장한 엔에이치스팩22호의 경쟁률은 362대 1이었다. 지난 9월 상장한 유진스팩7호는 국내 사상 최고인 3921대 1을 기록한 바 있다.
최근 스팩 투자 열풍이 진정된 것은 스팩 주가가 급등한 뒤 급락해 시초가 이하로 하락하는 등 손실 가능성이 커진데다 금융당국도 경고에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스팩 합병 성공률은 63.9%로, 공모가보다 높은 가격에 스팩에 투자했을 경우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합병 이슈가 없는 스팩의 주가는 2000원대가 정상”이라며 “비상장법인 입장에선 스팩 가격이 높아질 수록 합병비율이 불리해지므로 스팩이 비쌀 수록 합병이 어렵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