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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로저스 회장은 해외 출장중 현재 거주중인 싱가폴에 가기 전 한국을 경유하는 과정에서 KEB하나은행의 요청으로 함 행장을 비롯한 임원들과 면담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로저스 회장의 한국 체류 기간은 이틀로 짧았지만 하나금융그룹글로벌총괄(CGSO)과의 오랜 인연으로 이번 만남이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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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전 재산을 북한에 투자하고 싶다”는 의향을 내비치기도 했던 로저스 회장은 이 자리에서 무엇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선친과 달리 경제개혁개방 의지가 남다른 것으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로저스 회장은 북한이 속도감 있게 경제개혁개방을 이룰 것으로 예상했다”며 “아울러 북한은 도로, 항만 등 경제개발 분야가 많고 값싼 노동력이 풍부해 앞으로 투자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진단했다”고 전했다.
특히 북한이 본격적인 경제개혁개방에 나설 경우 일본, 중국보다 유망한 투자처로 떠오를 것으로 관측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로저스 회장은 통일로 인한 경제 효과를 1경1000조원으로 예상했다. 보수적으로 보더라도 토지, 노동, 자본이라는 생산요소의 추가 투입과 북한의 지하자원과 남한의 기술 통합 시너지, 동북아 물류 연결로 인한 생산성 향상의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김 위원장이 로저스 회장을 북미 정상회담 이후 직접 초청할 것이란 일부 관측에 대해서도 환담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로저스 회장은 중국이 지난 40년간 경제개혁개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성장가능성을 제일 먼저 포착해 큰 수익률을 거둔 인물로 평가된다. 이에 중국의 경제개혁개방 모델을 벤치마크하려는 김 위원장이 로저스 회장의 혜안을 듣고 미국의 투자유치를 타진하기 위해 초청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한편 하나금융은 북한이 본격적인 경제개혁개방을 추진할 경우 중국내 네트워크를 통해 가장 많은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국내은행 중 유일하게 동북 3성 모두에 분행을 두고 중국 지린성 정부와 동북 3성 및 북한 투자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는 등 공을 들여왔다.
특히 중국 내 동포가 가장 많은 길림성에 진출한 국내 은행으로는 KEB하나은행이 유일하다. 이와 관련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중국 국영은행인 길림은행(길림성 내 최대 은행)에 지난 2010년 지분투자(약18%)를 통해 진출해 있다”며 “북한의 경제개혁개방이 이뤄질 경우 북한과 인접한 길림은행을 통해 국내외 기업들의 거래가 늘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