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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2%p 올리기)⑧"내가 노사팀장이 되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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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문 기자I 2007.04.10 10: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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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평화가 경제성장 지름길
대립과 투쟁에서 상생으로 서서히 변화
노사평화 정착되면 국가신용등급도 오를 것

[이데일리 김일문기자] 지난 6일 경기도 용인의 하이닉스반도체(000660) 글로벌 인재개발원.
 
이 곳에서는 임원과 팀장급 이상 관리자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창업을 위한 하이닉스 최고주의 워크숍'이 열리고 있었다.
 
이 워크숍에서는 하이닉스를 세계 최고 반도체회사로 만들기 위한 경영 전략과제가 논의됐다. 4대 경영전략방안과 하이닉스 도산 시나리오, 선진 반도체회사 대비 취약점 및 해결방안 등에 대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그런데  분임토의 중 김종갑 사장이 "사장을 부려먹을 수 있는 방안을 좀 얘기해 봐라"고 제안하자, 한 직원이 이렇게 제안했다.  "현장의 목소리를 가까이서 들을 수 있는 팀장을 겸임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김 사장의 답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노사팀장을 겸임하겠다"고 답했다. 임직원들의 뜨거운 호응이 이어졌다. 
 

사장은 왜 하필이면 노사팀장을 하겠다고 했을까. 하이닉스 한 관계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반도체 회사 가운데 노조가 있는 회사가 많지 않다. 메모리반도체 회사로는 하이닉스가 사실상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  노조에는 긍정적 요소와 부정적 요소가 다 담겨있다. 앞으로 복수노조 합법화나 화이트컬러 엔지니어 노조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인사관리와 노무관리가 회사의 가장 중요한 업무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다"
 
김 사장은 노사간 갈등이나 마찰을 없애 원만한 관계를 만드는 것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업현장의 노사평화없이 경제성장은 있을 수 없다. 노사평화가 없는 기업은 성장하기 어렵고, 이런 기업이 많은 나라에서 경제성장이란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외 많은 전문가들이 한국경제를 이야기할 때 노사문제에 대한 평가를 빼놓지 않는다. 노사문제는 아직까지는 한국경제에 점수를 매길 때 마이너스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적 신용평가사들이 한국 국가신용등급을 이야기할 때 항상 언급하는 것이 지정학적 위험(북핵 등)과 노사문제다.
 
지난 2월 중순, 세계 3대 신평사 가운데 하나인 무디스 대표단이 한국노총을 찾았다. 무디스는 그동안 우리 정부나 경제계를 통해 노사관계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국내 노동단체를 직접 방문한 것. 
 
이 자리에서 무디스는 전투적 노조, 노동시장 경직성, 노조에 대한 사용자 태도 등에 대해 한국노총 견해를 꼬치꼬치 캐물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무디스가 한국 노동문화에 대해 그리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이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노사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노사안정이 된 기업은 잘 돌아가게 마련이고, 노사간 공생의식이 확고하다. 노사안정으로 국가신용등급이 올라가면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조건이 훨씬 유리해지고 국가 이미지 개선으로 외국인 투자 유치를 늘리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로 인해 기업 수익이 커지고 고용이 늘면 국민전체가 잘 살게 된다. 

그만큼 산업현장의 평화는 중요하다.  

한국의 노사문화를 그동안 투쟁과 대립이라는 단어로 상징돼왔다. 그러나 한국 기업의 노사문화가 최근들어 서서히 바뀌고 있다는 조짐이 여기저기서 드러나고 있다. .

노사 모두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력 불가피성을 인식하고 상생을 위한 길로 함께 나아가는 흐름이 엿보인다는 것이다. 

◇대기업 노조, 과격노동운동단체 줄줄이 탈퇴..`시대적 요구`

이러한 변화의 흐름은 노동단체를 잇따라 탈퇴하고 있는 대기업 노조를 통해서 가장 먼저 알 수 있다.

지난 2000년 이후 노동운동의 초점이 투쟁보다는 상생에 맞춰지면서 민주노총을 뛰쳐나오는 노조의 수가 해마다 늘고 있다. 2002년 태광산업과 대한화섬 노조가 민노총의 노선에 반발해 탈퇴한 것을 비롯, 효성과 GS칼텍스, 코오롱과 대림산업 노조 등도 연이어 민노총의 그늘에서 벗어났다. 
 
▲ 민노총을 탈퇴한 대기업 노조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시대적 요구`라는 해석을 내놨다.

극단으로 몰고가는 구 시대적 노동운동, 그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민주노총의 지도 행태를 거부하고, 대립적인 노사관계는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노동자들의 자발적인 발로(發露)라는 분석이다.

◇함께 사는 길을 모색하는 `동반자들`

투쟁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상생의 새 옷을 갈아입은 노조는 어떠한 모습일까. 새로운 노사문화가 정착된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는 몇몇 기업을 통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2004년 장기간의 파업 이후 노사 협력의 중요성을 깨달은 GS칼텍스 노조는 민노총을 탈퇴하고 독자 노선을 선언한 이후 모든 활동을 기업내부로 집중시켰다.
 
그 결과 노조는 2005년 3월 사상 처음으로 임단협을 사측에 모두 위임하는 성과를 이끌게 되고, 그 해 말에는 사측과 노조가 `노사화합 무분규`를 선언하기에 이른다.
 
노조는 작년 초 "회사의 사활이 걸려있는 대규모 투자사업의 추진이 시급한 상황에서 노와 사가 따로 없다는데 조합원들이 인식을 같이 했다"며 "경영층에 대한 그 동안 축적된 신뢰를 바탕으로 임금에 관한 일체의 사항을 회사에 일임한다"는 내용의 두번째 `임금 위임서`를 전달했다.
 
한편 사측도 `파업 징계 직원 사면`을 통해 이러한 노조의 눈물겨운 노력에 화답했다.
 
이후 GS칼텍스는 `함께 하는 삶`을 계속 이어가기 위한 단계적인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펼치고 있다.
 
작년 1월 1일에는 노사가 함께 새해맞이 해돋이 행사에 나서고, 11월에는 임직원들이 모두 모여 화합을 위한 합수식 행사도 가졌다.
 
뿐만 아니라 경영 현황 설명회와 공장 운전현황 공유회 등을 주기적으로 실시해 노사가 서로의 업무를 이해하고, 합심해 나갈 수 있는 실무 차원의 노력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한편 현대중공업 역시 노사 상생 협력 기업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1990년 노조위원장의 구속과 공권력 투입 등 극한 대립의 전형을 보여줬던 현대중공업 노사.
 
그러나 `회사가 잘돼야 나도 잘된다`는 책임의식이 직원들 사이에서 하나둘 싹트면서 회사는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2004년 현대중공업 노조는 민노총으로부터 제명된 이후 합리적 노선을 채택하고, 회사 경영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등 상생 협력을 실천했다.
 
사측 역시 이러한 움직임에 발맞춰 노조의 경영 활동 지원에 나섰고, 노사 공동 TFT를 구성했다.
 
이와 함께 노조에 고용안정을 약속하고, 직원 복지에 힘쓰는 한편 중장기적인 비전 아래 노사 정책을 추진해 왔다.
 
이처럼 사측과 노조가 한배를 같이 타고 있다는 동질감이 상생을 이끌어내면서 현대중공업은 지난 96년부터 11년간 무분규 사업장이라는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노조는 선박을 발주한 외국 선주사에 감사의 편지를 보내고, 선주사는 납기일을 지켜준 노조에 특별 상여금까지 주는 `아름다운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신뢰`의 밑바탕 위에 `협력`의 날개를 달자 
 
그렇다면 이처럼 변화하고 있는 노사관계를 보다 체계적이고 안정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모델은 무엇일까?
 
삼성경제연구소는 상생의 노사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총 3가지의 단계적 접근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 첫번째는 신뢰 형성의 단계이다. 노사가 비전과 가치를 공유하고, 다양한 고충 처리 시스템 설치를 통해 조직내 불만을 최소화 시켜 함께 일하는 `동지의식`을 갖게끔 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두번째는 협력 체제 구축의 단계다. 상시적인 노사 협의체 설치와 함께 교섭전에 충분한 조율과 협의를 하고, 현장 관리자의 역할을 강화 함으로써 대화와 합의 실현의 토대를 만드는 등 실무 차원의 틀이 갖춰져야 한다.
 
마지막은 본격적인 경쟁력 제고 단계다. 회사는 보상과 일할 맛 나는 경영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성과가 낮은 직원에게도 기회를 부여하고 재배치나 전직 등의 지속적인 관심을 보일 필요가 있다.
 
또한 노사간 협조와 양보를 통해 생산적인 교섭을 이룸으로써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더 나아가 사원들의 복리 증진에 기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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