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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전통과 근대, 그리고 로맨스…'신령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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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유 기자I 2026.09.26 02: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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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의 서재 독점작, 구한말 동양 판타지 그려
국가 패망 막기 위한 신령 척살, 차별화 꾀해
신령 vs 조정, 새로운 대립구조로 신선함 더해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주요 포털 웹툰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 (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전통과 근대, 그리고 로맨스…'신령이야기'
밀리의 서재 ‘신령이야기’

매우 신선한 조합이다. 신령을 다루면서 동시에 근대 시절을 엮었다. 한쪽은 판타지이지만 또 다른 한쪽은 과학적이다. 상반되는 두 소재를 하나로 묶었다는 측면에서 ‘시도’ 자체가 흥미롭다. 밀리의 서재의 독점작인 ‘신령이야기’는 구한말 조선을 배경으로 한 신령과 인간이 공존하는 세계를 그렸다. 다양한 소재가 복합적으로 맞물려 돌아가면서 내용이 산만할 것 같았지만, 비교적 몰입도 있게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야기의 시작점이 흥미롭다. 조선의 왕 ‘이정’이 꿈속에서 국가가 패망하는 미래를 보고, 서구식 과학 문물을 도입하는대신 이를 막는 신령들을 주살하라고 명한다. 일반적인 콘텐츠에서 신령은 인간들을 보호해주는 역할로 우러러보는 존재다. 하지만 ‘신령이야기’ 속 신령들은 인간들에게 죽임을 당하는 피해자로 나온다. 신통력이 있지만 총이나 칼로 죽음을 당하는 존재여서 ‘신’이라기 보다는 인간이나 동물에 가까운 느낌이다.

웹툰 속에는 국가 공인 신령 전문 사냥꾼 ‘착령군’이 나온다. 마치 구한말 호랑이 사냥꾼인 ‘척호군’을 모티브로 한 듯한 느낌인데, 때문에 낯설지 않은 느낌을 준다. 조선의 왕이 모든 신령을 국가 발전을 방해하는 존재로 치부하고 척살하라는 명을 내리면서 이야기는 인간과 신령들의 대립으로 흘러간다. 신령들도 ‘신령군’을 조직하며 맞선다.

주인공은 마르골이란 마을의 사냥꾼 ‘예슬’이다. 여우 신령 ‘나루’와 우연한 계기로 연인이 된 인물인데, 자신의 짝이 조정에 의해 납치되자 신령군에 합류하게 된다. 나라에 반기를 들면서까지 나루를 구하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일반적인 만화 속 남녀 주인공 구도와 정반대다. 인간과 신령이란 종족의 경계를 넘어 이 작품 속 감정선을 이끈다.

웹툰의 큰 틀은 인간의 발전과 신령의 생존이다. 신령이 이전 작품들과 달리 신으로서의 역할이 아닌, 보호해야 할 약자 위치에 놓이면서 멸종위기종 동물과 같은 느낌을 준다. 조선의 왕 이정도 상당히 입체적인 인물로 그려지는데, 자신의 욕심이 아닌 나라의 명운을 우선시해 힘든 결정을 내린다.

전체적으로 보면 매우 특이한 이야기 전개는 아니지만, 소재가 특이하고 또 이를 뒤틀면서 신선함을 가져다 준다. 구한 말, 신령 등 희귀한 소재를 다루면서 웹툰 자체에 차별성을 부여한다. 작화는 크게 개성이 도드라지진 않지만 기본적으로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을 준다. 코믹과 액션, 진지한 심리 묘사 등을 적절히 잘 소화한다. 웹툰 스토리 전개에 있어 크게 튀지 않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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