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모니터 BS사업본부, 불황에 수익 악화
로봇과 전기차충전 투자로 新성장 동력 마련
“투자 효과 나타나면 수익성 크게 개선될 것”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로봇과 전기차충전 등
LG전자(066570)의 미래 먹거리와 더불어 노트북, 모니터 같은 IT제품을 담당하는 BS사업본부가 수익성 악화에 직면했다. IT 성수기인 1분기 이익이 줄어든 데 이어 올해 3분기 적자폭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커졌다. 글로벌 불경기에 따른 수요 부진 여파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로봇·전기차충전 등은 유망한 산업으로 꼽혀 중장기적으로는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 서울시 여의도에 위치한 LG트윈타워. (사진=이데일리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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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BS사업본부는 올해 3분기 20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에도 144억원의 적자를 봤는데 올해는 이보다 더 늘었다. 이 기간 매출은 6.8% 하락했다. 상반기 이익도 줄어든 상황이다. 새 학기를 맞아 노트북 등 수요가 늘어나는 1분기의 경우 지난해에는 1031억원의 이익을 올렸으나 올해는 657억원으로 36% 떨어졌다. 같은 기간 매출은 21% 줄었다. 2분기에도 영업이익과 매출 모두 각각 81.8%, 13.3% 감소했다.
BS사업본부의 수익성이 지속 나빠진 건 불경기 영향이 크다. 지난해 3분기부터 글로벌 불황이 본격화했고 전반적인 소비심리도 위축됐다. BS사업본부가 담당하는 노트북과 모니터 등은 필수재가 아니기 때문에 불황 여파를 고스란히 받는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실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BS사업본부가 맡고 있는 LG전자의 미래 먹거리 중 로봇은 기업간거래(B2B) 형태로 불황 충격이 B2C 시장보다 덜하다. 전기차충전도 계절성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LG전자 로봇을 활용해 시설 무인관리 실증사업을 진행 중인 모습(왼쪽)과 LG전자가 내년 상반기 내 출시할 11kW 완속충전기 제품. (사진=LG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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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두 사업 모두 육성 단계다. 로봇의 경우 △자율주행 △센서 △인공지능(AI) △카메라 등 로봇의 기반이 되는 핵심 기술 역량을 중심으로 역량을 축적해왔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SG로보틱스, 로보티즈, 로보스타 등 국내외 로봇업체들에 지분을 투자하거나 인수를 결정했다. 현재는 ‘LG 클로이’를 주력으로 다양한 서비스 로봇 사업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포스코와 손잡고 작업자 개입없이 공장 시설을 관리하는 시설관리 로봇 실증사업도 진행하며 로봇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전기차충전 사업도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내년 상반기 미국 시장에 11kW로 충전할 수 있는 완속충전기와 175kW급 급속충전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상업용 및 장거리 이동에 적합한 급속충전기 라인업도 확대한다. 지난 2018년 전기차충전 솔루션 선행 개발을 시작한 LG전자는 지난해 전기차 충전기 핵심 기술을 보유한 애플망고(현 하이비차저)를 인수하며 개발·생산능력을 내재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IT 불황으로 BS사업본부 실적이 부진하지만 경기가 점점 회복하면서 수익성도 좋아질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도 로봇과 전기차충전 중심으로 등락이 심하지 않은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