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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고위공직자 투자한 바이오 기업 보니…셀트·삼성 ‘인기’

왕해나 기자I 2021.03.29 07:03:24

중앙부처 52명의 공직자 및 가족 셀트 투자
씨젠, 진매트릭스 등 진단키트 선호도도 높아
논란 불거진 신라젠, 에이치엘비 등 보유자도
해외 백신·치료제 개발 기업들 투자 활발

[이데일리 왕해나 기자] 지난해 고위공직자들과 가족들이 제약·바이오 기업에 활발한 투자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제약·바이오 치료제 및 백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다. 고위공직자와 가족이 가장 많이 투자한 바이오 기업은 셀트리온(068270) 3사로 나타났다. 기술특례로 상장한 신라젠, 헬릭스미스와 항암 신약을 개발 중인 에이치엘비의 인기도 높았다. 다만 이들은 임상시험에 차질이 생기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사들이기도 하다.

28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등록한 재산공개대상자 중 중앙부처 공직자 759명의 바이오 기업 투자 현황을 살펴본 결과, 총 52명의 공직자 및 가족들이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셀트리온제약(068760) 주식을 보유하고 있거나 과거 보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망한 바이오기업 중에서도 투자 위험이 적은 대형 우량주 투자에 쏠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래픽= 이미나 기자)
대표적으로 김흥종 국무조정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셀트리온 1050주를, 송석언 제주대학교 총장은 셀트리온헬스케어 4086주와 셀트리온제약 2769주를, 문태룡 한전KPS 상임감사위원은 셀트리온 헬스케어 2184주를, 신현석 한국수산자원공단 이사장은 셀트리온헬스케어 1330주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6일 종가 기준으로 하면 셀트리온 관련 주식을 김 원장은 3억3000만원, 송 총장은 9억7000만원, 문 감사위원은 2억9000만원, 신 이사장은 1억8000만원어치 보유한 셈이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도 셀트리온 764주(2억4000억원치)를 들고 있다.

고위공직자들의 배우자들과 자녀들도 셀트리온 3사 주식을 사들였다. 한영수 법제처 차장 배우자는 셀트리온 350주, 김진표 울산지방경찰청장 배우자는 셀트리온헬스케어 244주, 이문기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본인은 셀트리온헬스케어 352주, 장남은 321주 등을 신고했다. 박형덕 한전 기획부사장 배우자는 셀트리온 20주와 셀트리온헬스케어 50주를 보유했다. 임재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800주, 배우자는 241주를 가지고 있었으나 지난해 모두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이하 삼바) 선호도도 높았다. 759명의 고위공직자 및 가족들 중에 삼바 주식을 보유하고 있거나 과거 보유했던 사람들은 총 21명이었다. 최성수 고위외무공무원 배우자는 300주, 송 총장은 120주, 김선민 서울과기대 연구산학부총장 배우자는 96주, 고상환 울산항만공사 사장은 98주를 가지고 있었다. 강승준 기재부 재정관리관 배우자는 300주를, 임성빈 부산지방국세청장 배우자는 240주를 가지고 있었지만 지난해 처분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수혜를 입고 실적이 크게 증가한 진단키트 기업에 대한 관심도 눈에 띄었다. 이상철 국가인권위 상임위원 장남은 랩지노믹스 1208주, 수젠텍 250주, 씨젠 40주를 사들였다. 박성철 한국KDN 사장은 씨젠 25주, 진매트릭스 500주를 보유했다. 강민아 감사원 삼사위원의 배우자도 진매트릭스 1000주를 매수했다. 이들 기업은 적게는 800%, 많게는 1000% 이상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기술특례상장과 신약개발 등으로 관심을 받은 신라젠(215600), 헬릭스미스(084990), 에이치엘비(028300)에 투자한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들도 많았다. 다만 신라젠은 전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거래가 정지된 상태이며 헬릭스미스와 에이치엘비는 임상시험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면서 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다. 신열우 소방청장은 신라젠 주식 1420주를 처분하지 못한 상황이며 김상조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장남은 279주, 박화진 고용노동부 차관 배우자는 520주, 원성수 공주대 총장은 1012주, 박원석 한국원자력연구원장 배우자는 621주 등을 보유중이다. 최근 임상결과 허위공시 논란을 일으켰던 에이치엘비는 김광진 청년비서관 배우자가 100주, 박현민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 배우자가 133주, 박성호 행정안전부 자치분권위원회 기획단장 배우자가 115주, 고 사장 배우자가 280주 등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국희 국립중앙과학관장 장남과 고규창 행안부 기획조정실장 장녀 등이 헬릭스미스 주식을 들고 있다.

고위공직자와 가족들의 셀트리온 3사 투자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인천 송도 셀트리온 사옥.(사진=셀트리온)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해외제약사 투자도 활발해졌다. 백신 개발사인 화이자와 모더나, 치료제 개발사인 길리어드사이언스가 대표적이다. 이남우 국가보훈처 차장 배우자, 김선아 국립광주과학관장 장남, 김태훈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장 등이 모더나에 투자했다. 박영범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배우자는 길리어드사이언스,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 장남은 존슨앤존슨과 화이자, 윤주현 한국디자인진흥원장 장녀는 노바백스와 화이자 주식을 보유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백신과 치료제, 진단키트 개발사가 큰 관심을 받았다”면서 “고위공직자라 하더라도 보유에 제한이 없는 해외 제약사 주식거래가 많이 늘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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