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공기관 중 위로금지급 ‘최대’
19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ALIO)’에 따르면 강원랜드는 최근 ‘2020년도 제178차 이사회’를 열고 명예퇴직·희망퇴직 시행안을 의결했다. 이사회 의결에 따라 강원랜드는 지난 8일 총 28명을 명예·희망퇴직 처리했다. 명예퇴직 신청자는 정년 잔여기간 3년 이상, 근속 20년 이상인 직원이 대상이다. 강원랜드는 기본급의 최대 45개월 치인 2억5000만원을 명예퇴직 위로금으로 지급했다. 희망퇴직은 근속 10년 이상으로 4급 5호봉 이상인 직원을 대상으로 한다. 기본급 30개월 치인 1억4000만원을 위로금으로 줬다. 강원랜드가 명예퇴직과 희망퇴직금 지급을 위해 마련한 예산만 130억원에 달한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고 있어 고임금 인적 구조 개선을 위해 명예·희망퇴직을 단행했다”며 “지난 2003년 사업확장을 하면서 고임금 직원이 상당수 경력직의 형태로 들어왔고 이들이 현재에 이르면서 퇴직위로금 수준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명예·희망퇴직으로 고 인건비 구조를 개선하고 퇴직에 따른 결원은 청년, 장애인 등 사회 형평적 채용으로 신규 정부정책을 이행할 방침이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설명에도 적자 폭이 커지는 상황에서 강원랜드의 퇴직위로금 지급기준을 두고 적절했는지에 대해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해 48명의 명예퇴직을 단행한 A 공기업은 기재부가 정한 명예퇴직위로금 최저지급기준을 적용해 1명당 1억4800만원을 지급했다. A공기업은 올해 코로나19 충격에도 불구, 수조원대 영업이익 달성이 예상되는 곳이다. 반면 강원랜드는 올해 수천억대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기재부가 제시한 특별퇴직금(위로금) 지급 기준을 보면 만 20년 이상 근속하고 정년까지의 잔여기간이 1년 이상인 직원이 명예퇴직자 특별퇴직기간에 신청하면 기준퇴직금 이외에 따로 특별퇴직금을 지급할 수 있다. 특별퇴직금은 정년 잔여기간이 5년 이하면 잔여기간의 2분의 1에 월 평균임금의 45%를 곱해 산출한다. 예컨대 직급별, 잔여 근무기간 등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연봉 8000만원이라면 45%인 3600만원이 특별퇴직금 산정의 기준급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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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강원랜드의 퇴직위로금을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하는 이유는 코로나19로 영업장 운영이 중단돼 올 들어 적자규모만 3000억원에 육박하고 있어서다. 강원랜드는 올 상반기에만 영업적자가 2905억8600만원에 달했다. 당기 순손실도 2016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상황이 올 하반기에 그대로 이어진다면 올해 적자규모가 6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강원랜드는 업종 특성상 코로나19로 피해는 큰 데 공기업이어서 정부 고용지원금도 받지 못하고 있다. 강원랜드의 기간제 근로자 수는 지난해 말 1467명에서 올해 상반기 말 144명으로 약 10분의 1가량 줄었다.
강원랜드는 코로나19 국내 확산으로 올 초 5개월 남짓(148일) 동안 영업을 중단했다. 지난 7월20일 가까스로 재개장했으나 직원의 코로나19 감염으로 한 달 만인 8월21일 다시 휴장에 들어간 상태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 공기업 관계자는 “강원랜드가 고임금 직원이 많다 보니 위로금도 많아진 측면이 있지만 지급기준을 적용할 때 일반적으로 최대기준보다는 최저지급기준을 따른다”며 “정년연수나 퇴직신창자 수 등 이번에 최대 치를 지급한 것은 현 상황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