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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대 환매 연기 사태가 발생한 라임을 비롯해 옵티머스, 디스커버리, 젠투파트너스 등 최근 1년 사이 다수 사모펀드에서 사건사고가 발생했다. 불완전 판매, 유동성 관리 실패, 운용상의 불법과 부당행위 등 원인은 다양했다. 김태우 KTB자산운용 대표는 “저성장 시대를 맞아 전통적인 주식과 채권 보다 투자 대안 상품이 더 높은 수익률을 거두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면서도 “제도적 변화로 개인 투자자의 진입 문턱은 낮아졌지만 사모전문 운용사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이를 감독, 제어할 안전 장치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판매사와 운용사로 나눠진 판매 형태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직판 체제인 해외와 달리 국내는 고객과 직접 접하는 판매사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의미다. 안창국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장은 “폐쇄형으로 장기 투자가 적합한 사모펀드라도 투자자 입맛에 맞추다 보니 무리하게 설계된 상품들이 나오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김진우 신영증권 전무 역시 “전세계 대체투자 시장에서 헤지펀드 규모는 30%인데 국내는 제대로 된 시장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면서 “전세계적으로 10% 비중인 부동산은 국내에서 25%를 차지하는 등 지나치게 쏠려 있다보니 제대로 된 헤지펀드 상품 공급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모펀드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저금리 시대 투자자의 수익을 높일 수 있는 중요 수단이라는 데 공감했다. 하지만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개인의 판매잔고는 감소 추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 사모펀드 판매잔고는 지난해 6월 말 27조258억원을 정점으로 서서히 떨어져 지난 7월 말 19조7116억원까지 떨어졌다. 개인 투자자의 판매잔고가 20조원 아래로 내려온 것은 2018년 5월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그런 의미에서 각 시장 참여자의 역할과 책임이 강조된다면 자연스럽게 사모펀드 시장이 정착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왔다. 김현전 CIO는 “아무리 개인투자자의 전문적인 식견을 갖추고 있어도 기관 대비 정보 접근과 해석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판매사가 개인 투자자를 대신해 상품이 제대로 설계돼 있고 올바르게 운용되고 있는지 지켜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우 전무는 “기관이든 개인이든 문제가 발생했을 때 누구든 손익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상품이 팔려야 한다”면서 “그렇게 된다면 지금과 같은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창국 단장은 “이번에 제도적 보완과 검토를 거쳐, 이 고비를 잘 넘겨서 각 책임 원칙이 확립된다면 사모펀드도 시장에서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면서 “과도한 규제로 사모펀드도 공모화되면 국민의 재산이 줄어들 수 있는 만큼 투명한 시장 원칙이 확립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