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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은 공상과학 영화나 과학잡지에 나오는 미래의 모습을 보면서 ‘과연 저게 가능할까’ 의문을 가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불과 20~30년 사이 과거에 상상만 하던 것들을 실제로 누리고 있는 것을 보면 상전벽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휴대전화, 전기자동차, 노트북, 우주 탐사 등, 인간의 상상력은 무한에 가깝고 그 상상력을 현실로 만들고자 하는 노력 또한 끝이 없어 보인다.
이러한 인간의 상상력이 곤충에 이르렀다. 미래 산업소재 중 하나로 ‘곤충’을 지목하고 어떻게 인간과 곤충 사이의 간극을 좁힐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으, 징그러워’ 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곤충은 생각보다 우리 삶과 가깝다. 큰 행사 때마다 챙겨 입는 한복이나 크스카프, 넥타이는 누에고치에서 뽑은 섬유로 만든다.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고 나면 단백질이 풍부한 번데기가 남는다. 번데기는 유원지에서 간식으로, 술집에서 자꾸만 손이 가는 안주로 사랑받고 있다. 매혹적인 빨간 립스틱, 달콤새콤한 딸기맛 음료, 게맛살의 붉은 부분. 이 안에도 곤충이 들어 있다. 연지벌레에서 추출한 코치닐 색소가 그것이다. 시선을 사로잡고 입맛을 북돋아주는 빨간 색이 벌레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렇듯 알게 모르게 우리의 생활은 수많은 곤충과 함께해 왔다. 그리고 이렇게 소극적으로 활용되던 곤충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이용해보자는 것이 최근의 흐름이다.
첫째로 식량으로서의 곤충이다. 미래를 바라보는 인류의 시선은 식량에 대해서는 꽤 부정적이다. 2015년 기준 전세계 인구는 약 73억명인데, 2050년이면 약 96억명이 된다고 한다. 식량 생산량이라도 늘어야 할 텐데 기후변화로 농업 생산성마저 떨어진다. 설상가상이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30년까지 식량 부족에 시달리는 사람이 90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 좁은 공간에서 적은 양의 사료로 많은 수를 사육할 수 있는 곤충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거기에 일반적으로 소비되는 육류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단백질과 비타민, 아미노산, 오메가 3 등이 풍부한데다 식용가능 부위도 커 가격 대비 훌륭한 영양공급원이 될 것이다.
둘째로 의약소재로서의 곤충이다. 굼벵이로 잘 알려져 있는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에서 분리한 ‘인돌 알칼로이드’는 혈전 치유와 혈액 순환 개선에 효과가 있다. 왕지네에서 추출한 ‘스콜라펜드라신 1’은 아토피에 효과가 있다. 애기뿔소똥구리에서 찾은 코프리신은 만성 장염 치료에 탁월하다. 누에에서 뽑은 실은 인공 고막을 만드는데 쓴다. 이렇듯 곤충이 가진 유용 물질들이 속속 확인되면서 곤충은 의약 신소재로서도 인기를 모으는 중이다. 비교적 개척되지 않은 만큼 앞으로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셋째로 정서적 반려로서의 곤충이다. 고려시대 궁녀들이 고단한 궁궐생활을 잊고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귀뚜라미를 기르며 그 울음소리를 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몇 해 전에는 농촌진흥청에서 왕귀뚜라미가 노인들의 우울증과 인지기능을 개선시켜 정서적 안정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곤충이 반려동물과 마찬가지로 사람의 정신과 심리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노인들뿐만 아니라 아생이들의 경우 곤충을 직접 만지며 자연을 체험하고, 곤충의 성장과정을 관찰하며 생명의 소중함과 신비로움을 배울 수 있다.
곤충은 우주나 심해처럼 인류에게 몇 남지 않은 미지의 자원이며, 미래 인류를 풍요롭게 해줄 열쇠 중 하나다. 이제 싫든 좋든 ‘으, 징그러워’ 하는 마음에서 벗어나 미래 동반자로 맞이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