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국회선진화법’으로 불리는 개정 국회법은 2011년 5월 황우여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김진표 민주통합당(현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등이 주도해 발의됐다. 1년여간의 논의 끝에 2012년 5월 18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됐다.
당시 18대 국회는 해머, 소화기, 전기톱, 최루탄까지 등장하며, 이른바 ‘폭력국회’라는 오명을 받았다. 이에 국회선진화법은 날치기 법안을 방지하고, 국회에서 몸싸움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 다수제의 입법과정을 강화하는 한편, 소수의 권익을 보호하고 충분한 토론과 타협을 통해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우선 국회선진화법은 직권상정의 요건을 △천재지변의 경우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경우 △ 의장이 각 교섭단체대표의원과 합의하는 경우로 제한했다. 직권상정은 국회의장의 권한으로 상임위원회 심사를 거치지 않고 법안을 본회의에 넘기는 것을 말한다. 보통 수적으로 우세한 여당이 야당이 반대하는 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사용됐다.
또한 소수당 권한을 강화하기 위해 상임위 재적 의원 3분의 1이상이 요구하면 쟁점 법안과 관련해 안전조정위원회(국회법 제 57조의 2)를 구성할 수 있게 했다. 다수여당이 소수야당의 의견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수 없게 한 장치다.
재적의원이 3분의 1 이상이 동의할 경우 ‘본회의 무제한 토론(국회법 제106조의2)’도 가능하다. 무제한 토론을 끝내기 위해서는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무제한 토론 종결동의를 제출하고, 재적의원 5분의 3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과거 우리나라 국회에도 무제한 토론제가 있었다. 1964년에 김대중 의원이 동료의원에 대한 구속동의안 상정을 저지하기 위해 약 5시간에 걸쳐 연설한 사례도 있다. 그 후 1973년에 비상국무회의에서 국회법을 개정하면서 무제한 토론제를 폐지했다.
다수제의 효율성을 강화한 장치도 도입됐다. 의안자동상정제가 대표적이다. 예산안과 법안 등은 상임위 회부 후 개정 법률안은 15일, 제정 법률안은 20일, 법률안 외의 의안은 20일이 경과한 뒤에도 상정되지 않으면 30일이 지나면 자동 상정된다. 상임위에서 180일, 법사위에서 90일이 경과되면 자동 처리되는 안건신속처리제(국회법 제85조의2)도 비슷한 맥락에서 도입됐다. 다만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전체 재적의원 또는 상임위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또 예산안 본회의 자동부의제도 다수당에 유리한 제도다.
일각에서는 쟁점법안 의결이 어려워져 입법지연이 심해졌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법사위 체계자구심사 지연법안의 본회의 부의나 본회의 무제한토론을 종결하기 위해서는 가중의결정족수인 5분의 3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모든 법안이 필수적으로 거치는 일반적인 입법과정이 아니다. 신속처리안건 지정 등 별도 요청에 따른 필요한 예외적 절차다. 이 절차를 거쳐 본회의에 오른 법안도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이라는 일반적인 결정족수가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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