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하면 안토니에는 ‘불경기’란 용어가 금지어다. 김 대표의 설명이다. “불경기라고 이야기해서 득이 되는 게 있나. 불경기라도 손님들이 살 수밖에 없는 구두를 만들어야 한다. 고객이 내 구두에 관심이 없으면 망한다”
김 대표의 경영 스타일은 소통에도 방점이 찍혀있다. 여름에는 수상스키, 웨이크보드, 카누, 레프팅을, 겨울이면 스키, 스노보드 등을 직원들과 즐긴다. 초보 직원들은 직접 가르칠 만큼 실력도 수준급이다. 골프는 주로 봄·가을에 즐기는데 베스트 스코어가 69타다. 최근에는 요리에도 취미를 붙였다.
화려한 50대의 삶과 달리 김 대표의 젊은날은 파란만장 그 자체였다. 김 대표는 1978년 봄 작은아버지에게서 단돈 2만원을 받아 서울에 올라와 구두기술자로 승승장구하다 29살에 단돈 200만원으로 창업했다. 케리부룩의 브랜드 판권을 사들였지만 부도가 나면서 차로 한강에 돌진할 마음을 먹을 정도로 고통을 겪었다.
이후 이탈리아 컴포트화 브랜드 ‘바이네르’ 판권이 대박을 터트리면서 재기에 성공했다. 김 대표의 인생스토리에 감동을 받은 팬들도 많이 생겼다. 인터뷰 도중 한 대학생은 김 대표의 책을 읽고 감동을 받았다며 전화로 연락을 해올 정도였다.
평생을 구두와 함께 한 김 대표는 아버지께 고마움을 전했다. “어린 시절에는 공부를 안 시켜줘서 투덜거렸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아버지가 오히려 고맙다. 아버지 덕택에 사장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원대한 꿈을 갖고 있다. 지난 2011년 바이네르와의 상표권을 사들인 것을 토대로 세계로 뻗어나겠다는 것.
그는 “한국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브랜드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구두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