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상장사, 자사주 처분 릴레이…왜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10월1~23일) 자사주 처분 결정 공시건수는 18건으로 집계됐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5건, 13건의 자사주 처분 결정이 이뤄졌다.
자사주를 처분한 코스닥 상장사 상당수가 바이오 업체다. 한국비엔씨(256840)는 지난 21일 시간외 대량매매 등의 방식으로 82억원 규모의 자사주 146만 8291주를 처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처분 예정기간은 지난 22일부터 오는 10월30일까지이며, 처분가격 주당 5610원이다.
한국비엔씨의 자사주 처분은 지난 2019년 9월 엔에치기업인수목적11호와 스팩 합병 과정에서 합병에 반대한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취득한 자사주를 일정 기한 내 처분해야 함에 따라 매도를 결정한 경우다. 자사주 처분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임직원 상여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제이투케이바이오(420570) 역시 임직원 상여금 지급을 위해 자사주를 처분하기로 했다. 지난 21일 공시를 통해 3억 2539만원 규모의 자사주 1만 8951주를 처분한다고 설명했다. 처분예정 기간은 지난 22일부터 한 달간이다. 처분가격 주당 1만 7170원이다. 제이투케이바이오 측은 “임직원 사기 증진을 통한 회사의 장기적 성장 기여를 위해 자사주를 처분하며 총 지급대상 인원은 35명”이라며 “회사 자사주 계좌에서 부여 대상자의 계좌로 대체 입고하는 방식으로 처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에 따른 자사주 처분도 발생하고 있다. 메디톡스(086900)는 임직원의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에 따른 자사주 교부를 위해 3822만원 규모의 200주를 처분한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처분 예정기간은 지난 18일부터 오는 2026년 5월31일까지이며, 처분가격은 주당 13만 8100원이다.
상장사들이 연말이 다가오면서 자사주 처분에 나선 것은 상여금 지급 및 주식매수선택권 제도 운영을 통해 내부 인력들의 성과 향상을 유도하고 이탈을 막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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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업체가 연이어 자사주 처분에 나서자 기존 주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회사가 보유했던 자사주가 처분돼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이 늘어나면 기존 주주들의 보유 주식 가치가 희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주주들은 주식 처분이 아닌 잉여 현금으로 상여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실제 자사주 처분을 결정한 상장사의 경우 주가가 약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비엔씨의 경우 자사주 처분 공시 이후 다음 날인 지난 22일 주가가 8.55% 하락했다. 제이투케이바이오도 지난 22일 3.83% 하락하며 1만6590원에 장을 마쳤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일수록 자사주 처분 시 타격이 심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가치가 주가에 적정하게 반영된 경우 자사주를 처분해도 상대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들은 타격이 커질 수 있다”며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의 경우 1억원 어치 주식을 처분할 경우, 실제 1억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주식이 출회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