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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봄볕에 이끌린 등산…심장질환자엔 '악마의 유혹'

이순용 기자I 2018.04.10 05:50:04

심장 이상 돌연사 80% 이상 차지, 무리한 운동 심장돌연사 불러
건강관리 위한 적절한 시간과 투자 필요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날씨가 풀리자 김준병(가명· 58)씨는 건강을 위해 등산을 하기로 결심, 고지대로 산행을 떠났다. 하지만 김씨는 산 중턱에서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당황한 일행이 119에 즉시 신고했으나 즉각적인 조치 미흡으로 김씨는 결국 사망했다. 김씨의 유가족은 “평소 협심증이 있어 건강관리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이번에 높은 산에 무리하게 올라가면서 이런 일이 생긴 것 같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전기현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심장내과 과장은 “실제로 국립공원 내 사망사고 절반 이상이 산행 중 심장 돌연사”라며 “고령 또는 심혈관계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특히 높은 지대의 산행보다는 가벼운 산책이나 걷기 등의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날씨가 풀리면서 운동을 시작하다가 갑작스러운 비보를 접하는 경우가 늘고 있으며, 특히 중장년기(40~50대)에는 심장 이상에 의한 돌연사가 80% 이상을 차지한다”며 “이 중에서도 80%가량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중요한 혈관인 관상동맥 이상으로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스도 심혈관 질환 원인

심장 돌연사는 흉통이나 호흡곤란 등의 심장 관련 증상 발생 이후 1시간 이내에 심장 질환이 원인으로 사망하는 경우를 말한다. 한마디로 평소 건강하던 사람이 특별한 증상 없이 지내다가 갑자기 사망하는 것이다. 원인으로는 심근경색증과 심부전, 부정맥 등 심장질환을 비롯해 과로, 스트레스 등이 있다. 특히 최근 급격한 사회적 변화와 관련, 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가 심혈관 질환을 더욱 악화하는 원인이 된다.

과중한 스트레스는 혈압을 상승시켜 동맥경화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혈관이 막히거나 좁아져 심장조직에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이러한 스트레스와 함께 흡연, 운동 부족과 같은 생활 습관으로 동맥경화가 악화, 심뇌혈관 질환이 발생한다. 전기현 과장은 “의료 기술 발전과 접근성이 증가하면서 심근경색 발생 이후에 급성 심장사하는 가능성이 많이 감소했다”며 “자신의 건강에 대한 적절한 관리로 이러한 위험을 더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심혈관질환 발병 주요 위험 인자

결국 심혈관질환을 발병시키는 악화인자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중요하다. 주요 인자로는 △혈압이 140/90 이상이거나, 혈압 문제로 치료 중인 경우 △45세 이상 남자나 55세 이상 여성 △흡연자 △지질대사이상으로 총 콜레스테롤이 250mg/dl 이상이거나 좋은 콜레스테롤(HDL Cholesterol)이 35mg/dl보다 낮은 경우 △당뇨병이 있는 경우 △심혈관질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등이다. 이밖에 비만이나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이 위험요소로 작용한다.

전 과장은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과 같은 기초질환이 단독으로 있을 때보다 2가지 이상 위험인자가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 심혈관질환이 가중된다”며 “복합적인 위험인자를 가진 경우 강력한 치료에 의한 예방관리가 더욱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심장질환 예방 위한 생활습관

나쁜 콜레스테롤을 정상으로 만들기 위해 적절한 식이요법과 함께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금연이 필요한 경우 니코틴 패치와 금연껌 등을 사용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당뇨병과 고혈압,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 정상체중을 유지하고 적절한 식이요법과 운동이 필요하다.

관상동맥 질환에서 돌연사를 낮출 수 있는 식사요법으로 포화지방산을 피하는 한편, 생선·불포화지방산의 적절한 섭취가 효과적이다. 포화지방산은 혈액 속 나쁜 콜레스테롤과 혈전을 증가시킨다. 육류와 우유, 계란 등의 동물성 지방 식품에 나쁜 콜레스테롤이 많기 때문에 조리할 경우 기름을 제거해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포화지방산이 높은 라면, 커피크림, 과자 등의 다량 섭취는 피해야 한다. 대신 올리브기름, 땅콩기름, 카놀라유 등에 많은 불포화지방산의 적절한 섭취는 혈전 형성을 억제해 심장병을 예방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생선 = 일주일에 2회 이상 생선을 섭취하면 심혈관계 사망률을 약 30% 낮출 수 있다는 임상실험 보고가 있다. 생선의 섭취는 부정맥인 심실세동을 예방해 사망률을 낮춘다. 생선의 주된 지방산인 n-3다가불포화지방산이 심근경색증에서 심실세동의 발생에 효과가 있고 혈관내피 기능의 호전, 항염효과, 항응고효과, 혈압 강하효과, 지질 강하효과 등이 있다. 이러한 효과를 위해서는 최소한 일주일에 2회 이상 생선을 섭취해야 하며, 이를 통해 관상동맥 질환에 의한 돌연사를 예방할 수 있다.

△불포화지방산 = 지방산의 산화작용은 동맥경화반을 불안정화해 혈전증에 의한 심근경색증이 발생하거나 돌연사 위험을 높인다. 불포화지방산의 적절한 섭취에 좋은 지중해성 식사로 돌연사와 심근경색 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다.

△권장식품 = 권장식품 중 곡류는 잡곡밥, 국수, 떡 등이 있고 육류·어류는 저지방 어육류와 흰살생선 등이 좋다. 우유는 저지방우유, 유지류는 해바라기유·옥수수유·올리브유·대두유·들기름 등이며, 외식 음식으로는 비빔밥·한정식·생선구이·냉면·초밥 등을 권할 수 있다.

◇심장 돌연사 발생 시 대처방안

심장 돌연사로 쓰러지면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지체 없이 119에 신고한 후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한다. 심장마비는 얼마나 빨리 응급처치를 받았느냐에 따라 예후가 달라진다. 심폐소생술을 통해 생존한 경우 심혈관조영술이나 심초음파 등을 통해 원인을 찾을 수 있고 이에 따라 치료도 가능하다. 전 과장은 “심장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평소 올바른 건강관리가 중요하다”면서 “먼저 △혈압을 130/80 미만으로 조절하고 △적절한 혈당관리를 위해 주기적인 검사를 시행하며 △복부비만과 내장비만도 허리둘레 남자는 90cm 이하, 여자는 80cm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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