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데일리 김혜미 특파원] 뉴욕 증시가 26일(현지시간)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그리스 총선과 미 북동부 지역 폭설 여파로 다수 투자자들이 관망하는 가운데 증시는 보합권에서 상승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03% 오른 1만7678.70을 기록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26% 오른 2057.09, 나스닥 종합지수는 0.29% 오른 4771.76에 마감됐다.
피터 카딜로 록웰 글로벌 캐피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은 이미 그리스 급진좌파연합 시리자의 승리를 예상해 반영했으며 유로화 가치 하락은 제조업과 수출업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스 시리자 승리..‘연립정부’ 구성
지난 25일 치러진 그리스 총선에서는 긴축에 반대하는 급진 좌파연합 시리자가 결국 승리했다. 지난 2010년 구제금융을 받는 대가로 연금과 임금 삭감, 사회보장기금 감축 등 긴축조치를 강요받자 유권자들이 긴축을 반대한 시리자에 표를 몰아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리자는 전체 의석 300석 가운데 149석을 얻어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 연립정부를 구성하게 됐다. 그리스 언론들은 알렉시스 치프라스 시리자 대표가 그리스 독립당 파노스 카메노스 당수와 만나 연립정부 구성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연정은 162석을 확보하게 됐으며 치프라스 대표는 이날 총리 임명장을 받고 선서를 마쳤다.
치프라스 대표는 이날도 국제사회와 합의한 그리스의 구제금융안의 일부인 긴축 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그리스의 채무상환 합의 재협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美동북부, 역대급 눈폭풍..뉴욕·뉴저지 ‘비상사태’ 선포
역사적인 수준의 초대형 눈폭풍이 미 북동부 지역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날 뉴욕과 뉴저지주 등 주요 지역에는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뉴욕주 전지역에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또다시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할 것 같다. 이번 눈은 심각한 눈폭풍이 될 것이다. 가볍게 다룰 수 없다”고 언급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 역시 미국 기상청(NWS)이 눈폭풍 경보를 발령한 직후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이번 눈푹풍이 역사상 가장 강력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는 한편 27일 휴교령과 이날 밤 11시 이후 모든 차량의 운행 제한을 발표했다.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도 이날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27일 모든 지역 내 정부기관의 문을 닫도록 했다. 크리스티 주지사는 뉴저지주 해안 및 북동부 지역에 심각한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밖에 찰리 베이커 매사추세츠주 주지사도 이날 낮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이날 자정을 기준으로 여행 금지령을 내렸다. 대널 멜로이 코네티컷주 주지사는 이날 밤 9시부터 여행 금지령을 내렸다.
◇국제유가, 뚜렷한 방향성 없이 하락 마감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물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배럴당 44센트, 1% 하락한 45.1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3월물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배럴당 63센트, 1.3% 하락한 48.16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와 달러화 표시 상품 가격은 종종 반대로 움직이지만, 그리스 총선 결과가 전해진 이날 오전에는 둘다 약세를 나타냈다. 시리자의 승리는 그리스가 현재의 구제금융 상태를 벗어날 것이며 종국에는 유로존을 탈퇴(그렉시트)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다만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압달라 엘-바드리 사무총장은 생산국들이 신규 공급에 투자하지 않는다면 배럴당 200달러 수준의 국제유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낙폭이 제한됐다. 엘-바드리 사무총장은 배럴당 45~55달러가 바닥이라면서 곧 유가가 바닥을 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달러지수 상승..美국채·금값 모두 올라
이날 주요 통화 대비 달러지수는 상승했으며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2bp 오른 1.8226%를 기록했다. 금 2월물 선물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온스당 13.20달러, 0.1% 오른 1279.40달러에 마감됐다.
종목별로는 주택건설업체 DR호튼이 분기실적 호조로 5.5% 상승했다. 마텔은 매출 부진과 최고경영자(CEO) 교체 등의 여파로 5%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