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연구소, 장보고 기지 주변서 최초 확인
"해수면 상승,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될 것"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남극 빙하 관련 학설을 뒤집는 국내 연구 결과가 세계적으로 인정 받는 영국의 학술지 네이처(Nature)지에 게재됐다.
20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와 미국·이탈리아 등 국제연구팀이 추진해 온 ‘장보고 기지 주변 빙권 변화 진단, 원인 규명 및 예측’ 연구가 네이처지 4월호에 게재됐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지구 온난화로 거대한 얼음판인 빙붕(氷棚·ice shelf)의 붕괴→물 웅덩이 생성→빙붕의 붕괴 촉진→해수면 상승 순으로 진행된다고 봤다. 하지만 연구팀은 장보고 기지 인근에 위치한 ‘난센(Nansen) 빙붕’이 물 웅덩이를 만들었는데도 해수면을 높이지 않는 사실을 최초로 발견했다. 물줄기를 통해 물이 바다로 빠져 나가므로 빙붕의 붕괴가 없었던 셈이다.
이원상 극지연구소 해수면변동예측사업단장은 “남극 빙붕의 붕괴 및 이에 따른 해수면 상승이 당초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새로운 단서를 발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이번 연구 결과 등을 활용해 향후에는 보다 정밀한 해수면 변동 예측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대륙빙하, 빙붕, 빙산의 모식도. (출처=미국 국립설빙자료센터(NSID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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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빙붕은 바다에 떠 있는 약 200~900m 두께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다. 대륙의 빙하가 바다로 흘러내리는 것을 막는 방어막 역할을 하고 있다. 빙붕이 사라질수록 해수면 상승이 빨라진다. (사진=이데일리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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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12년 영국 스콧팀 남극 탐사 당시 난센 빙붕 위 강(江)의 모습. 100여년 전에도 난센(Nansen) 빙붕에 물 웅덩이(melt ponds)가 생기고 강이 형성됐다는 점을 보여주는 과거 기록이다. (자료=해양수산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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