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우석 방산학회장 "방산비리 軍 신뢰회복 기회 삼아야"

최선 기자I 2014.11.18 07:30:00

"군 출신 방산분야 최고 전문가로 육성해야"
"한류 열풍 무기 전문인력 해외 수출 적기"

채우석 한국방위산업학회 회장은 방산 비리로 얼룩진 ‘군피아’ 논란에도 불구하고 군 출신에게 기회와 믿음을 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사진=한대욱 기자]
[이데일리 최선 기자] “올해는 군 무기·장비 현대화 사업인 ‘율곡사업’을 시작한 지 40년이 된 해입니다. 사람이라도 큰 획이 되는 세월이지요. 하지만 최근 방위산업 비리가 불거져 방산이 재도약을 위한 동력을 상실하는 것 아닌지 우려됩니다.”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만난 채우석(사진) 한국방위산업학회 회장(예비역 육군 준장)은 우리 방위산업이 직면한 현실에 대해 걱정스러워했다. 올해 하반기 들어 신문마다 방산 비리 소식이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어서다.

채 회장은 군 출신에 대한 신뢰 추락을 가장 우려했다. 그는 방산기업에서 활동하는 제대 군인을 ‘군피아’(군인+마피아)로 매도하는 사회 분위기에 휩쓸려 군 출신의 방산기업 진출이 차단될 경우 군과 민간의 가교가 끊겨 방위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군 출신 인사가 방위산업에서 배제되면 민간의 지식과 경험 부족으로 인해 군이 요구하는 성능과 수준에 미달한 무기와 장비를 도입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채 회장은 군내 인사들이 퇴직 후 거취에 대한 불안이 결국 비리로 연결될 여지를 만들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군인은 계급 정년 때문에 한창 일할 나이에 퇴직한다. 방산업체는 군피아 논란 때문에 취업이 쉽지 않다”며 “제대 후 삶을 위해 준비하고 자기 계발할 시간이 없으니 군 간부들이 조직을 챙길 여유가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군 출신의 행태를 문제 삼아 방위사업청에 민간 출신 비중을 높이는 해법은 극단적이라고 지적했다. 방사청의 전신인 조달본부 차장을 역임한 바 있는 채 회장은 “방산 비리로 물의가 빚어질 때마다 민간인 숫자만 늘렸다”며 “안보산업을 경제적 측면에서만 바라보게 되는 경향이 조성됐다”고 했다.

그가 제시하는 해법은 군 출신들을 방산 분야 최고 전문가로 육성하는 것이다.

“군 출신이야말로 최고의 전문가로서 업체의 눈속임을 가장 잘 잡아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대학 방위산업 관련 학과에서 수업을 듣는 이들 대부분이 군 출신이지요. 제대 이후에도 이 쪽 분야 전문가가 되려는 의지가 있는 것입니다. 단순히 출신 성분만 갖고 민간인으로 구분하는 것은 단순한 발상입니다.”

채 회장은 더 나아가 ‘방산 한류의 수출’을 꿈꾸고 있다. 그는 “현재 우리 방산 기술은 상당 정도 수준에 올라와 있는데다 최근에는 한류 열풍도 불고 있다. 무기와 전문 인력을 수출할 적기라고 생각한다”며 “방산은 선택과 포기를 하는 분야가 아니라 국가 안보를 위해 반드시 유지해야 하는 부분이다. 도려내야 할 부분을 도려내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우석 회장은

▷육사 28기로 군에 임관해 국방부 획득기획과장, 국방부 연구개발관, 국방부 조달본부 외자부장, 국방부 조달본부 차장을 지냈다. 국방부 정책자문위원과 안양대 겸임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군사학회 국방경영분과위원장을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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