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를 뜻하는 한자 묘(卯)는 음력으로 2월이며 농사를 시작하는 달을 의미한다. 시간으로는 묘시(卯時)라고 해 오전 5시부터 7시 사이를 가리키는데, 농부들이 들판으로 일하러 가는 때이다. 따라서 우리조상들은 토끼해를 그 어느 해보다 부지런히 일해 풍요로운 결실을 거두는 한해로 여겼다고 한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우리나라 154만여개의 지명 중에서 토끼와 관련된 지명은 158개로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십이지 동물들이 어떤 상징성을 갖고 있으며 일상생활과 지명에 어떻게 반영되었는가를 살펴봄으로써, 국토에 스며들어 있는 문화적 특성을 알 수 있다는 설명이다.
토끼 관련 지명을 지역별로 보면 전남이 38개로 가장 많았고, 경남 28개, 충남 20개, 경북 17개 등 순으로 나타났다. 종류별로는 마을 명칭이 74개, 계곡 24개, 섬 19개, 산 14개 등이 있다.
`토끼골`이라는 지명은 경북 안동시 일직면 구미리를 비롯해 전국에 15곳에서 사용하고 있다. 토끼 관련 지명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토끼섬`이 제주도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를 비롯해 14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 영광군 홍농읍 단덕리에 있는 마을 `토골`은 지세가 토끼 모양을 닮았다고 해 붙여졌다. 또 옥토끼가 보름달을 바라본다는 지형인 `옥토망월형(玉兎望月形)`은 풍수가들이 일컫는 명당의 하나인데, 강원도 삼척시 하장면 토산리의 `토산`, 경북 안동시 남선면 원림리의 `토갓`, 전남 보성군 벌교읍 지동리 `퇴산` 등 21개가 이런 유래에서 비롯했다.
실제 토끼들이 많아서 이름붙여진 지명은 충북 음성군 생극면 팔성리 `토끼실`이 있고, 전남 신안군 신의면 하태동리 `토도`는 예전에 토끼를 기르던 섬이다.
설화를 바탕으로 한 지명 중에는 경남 사천시 서포면 비토리의 `토끼섬`이 있다. 토끼가 용궁에서 거북이를 타고 육지로 나오던 중 바다에 비친 섬(월등도)의 그림자를 육지로 착각해 거북이 등에서 내려오다가 그만 바닷물에 빠져 죽었다고 해 붙여졌다.
또 경남 밀양시 내이동 `토끼바위`는 선녀가 천태산에서 바위 두 개를 토끼 등에 싣고 다녔다 해서 유래한 지명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