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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유일 원전 44년 만에 정지…"강물 말라 식힐 물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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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08.02 09:4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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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뉴브강 수위 사상 최저, 냉각수 부족에 원자로 4기 정지
철도화물 중단·공무원 재택·조명 소등…사실상 전력 배급
수입 전기값에 최대 9000억원 부담…"수주간 멈출 수도"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헝가리가 유일한 원자력발전소인 팍스 원전의 가동을 2일(현지시간) 전면 중단한다. 가동을 시작한 지 44년 만에 처음이다. 냉각수로 쓰는 다뉴브강 수위가 사상 최저로 떨어져 원자로 4기를 식힐 물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가뭄 때문에 전기 부족 사태에 직면한 것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헝가리 팍스 인근 두너센트베네데크에서 바닥을 드러낸 다뉴브강 너머로 팍스 원자력발전소가 보이고 있다. 기온이 35도를 넘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다뉴브강 수위가 사상 최저로 떨어져 원전 가동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원자로를 안전하게 냉각하기 위해 발전소를 완전히 멈춰 세워야 할 상황에 놓였다. (사진=AFP)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헝가리 팍스 인근 두너센트베네데크에서 바닥을 드러낸 다뉴브강 너머로 팍스 원자력발전소가 보이고 있다. 기온이 35도를 넘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다뉴브강 수위가 사상 최저로 떨어져 원전 가동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원자로를 안전하게 냉각하기 위해 발전소를 완전히 멈춰 세워야 할 상황에 놓였다. (사진=AFP)
1일 로이터통신·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머저르 페테르 헝가리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다뉴브강 수위가 더 떨어져 팍스 원전의 마지막 직전 발전기를 2일 오전 1시 30분 정지한다”며 “발전소는 이제 240㎿만 생산하며, 내일은 44년 만에 처음으로 완전히 멈춘다”고 밝혔다.

부다페스트 남쪽에 있는 팍스 원전은 발전용량이 2000㎿로, 헝가리 발전 설비용량의 40% 이상을 담당한다. 원전이 멈추면 값비싼 수입 전기에 기댈 수밖에 없다. 헝가리 수자원 당국은 독일에서 발원해 흑해로 흘러드는 다뉴브강 수위가 앞으로 며칠 더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머저르 총리는 팍스 원전이 수주간 멈춰 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헝가리 정부는 전력 배급에 준하는 조치에 들어갔다. 자동차·배터리 공장 등 대형 산업 수요처에 전력 사용을 줄여 달라고 요청한 데 이어, 목표를 채우지 못하면 벌칙을 물리는 시행령을 내기로 했다. 송전망 운영사 마비르(MAVIR)가 대형 사용자에게 강제 감축을 요구하거나 일시적으로 전력 공급을 끊을 수 있는 권한도 담긴다. 머저르 총리는 “가정은 제한 순서에서 가장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3일부터는 전력 수요를 줄이기 위해 철도 화물 운송이 하루 다섯 시간씩 중단된다. 정부는 공공부문 직원에게 다음 주 사흘간 재택근무를 지시하고 기업에도 동참을 요청하기로 했다. 공공건물의 조명과 급하지 않은 야간 조명도 끈다.

가뭄은 물 공급까지 흔들고 있다. 부다페스트 외곽을 포함해 100곳이 넘는 도시와 마을에 물 사용 제한이 내려졌다. 전날에는 다뉴브강변 관광도시 센텐드레에서 수천명이 물을 쓰지 못하는 일이 벌어져 군이 급수차 두 대를 투입하고 물 7000봉지를 나눠줬다. 머저르 총리는 “물 한 방울이 소중하다”고 했다.

경제 타격도 불가피하다. 라드너이 마르크 티서당 부대표는 수입 전기 가격이 뛰면서 이번 사태로 1000억~2000억포린트(약 4570억~9140억원)의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헝가리 경제는 3년간 이어진 정체 끝에 올해 2분기 성장률이 예상을 밑돈 상태다.

이웃 슬로바키아는 지원 의사를 밝혔다.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는 페이스북에 “헝가리의 에너지 위기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으며 완전한 연대와 도울 준비가 돼 있음을 밝힌다”고 적었다. 그는 이번 상황을 전례 없는 에너지 위기로 규정하면서 슬로바키아 원전은 계획대로 가동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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