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는 6일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원장,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연구위원,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 등 5명의 부동산 전문가를 대상으로 강남발(發) 집값 상승 관련 긴급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5명의 전문가 중 4명이 이번 집값 상승세가 강남에서 시작해 서울은 한강벨트까지, 경기도는 과천·분당·판교 등 강남과 교통이 인접한 지역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1명만 마용성 등 한강벨트에 한해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점쳤다. 집값 상승세가 서울 내에서도 노도강 등 서울 비핵심지나 외곽, 지방까지 확산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는 아무도 없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집값이 전국적인 확산으로 가기에는 경기 위축, 지방 미분양 적체 현상 등으로 제한적”이라며 “대기 수요가 비교적 풍부하고 집값 상승을 견인하는 지역 위주로 시장이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강남에서 오르기 시작한 집값은 마용성과 광진구, 여의도·목동, 경기 과천·분당·광교·화성, 서울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경기 하남·구리 등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세가 나타난 가장 큰 이유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 규제 완화 △기준금리 인하 및 연초 대출 심사 완화 △똘똘한 한 채 현상 지속을 꼽았다. 이런 현상 속에 5명 중 4명의 전문가는 강남3구 아파트가 추가로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신축 부족 상황에서 높은 분양가에도 대기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첫째 주 송파구, 강남구 아파트 값은 각각 전주 대비 0.68%, 0.52% 올랐다. 이는 2018년 문재인 정권 당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보유세 강화 등으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강해진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다.
거래량도 증가세다. 강남3구 아파트는 작년 11월까지만 해도 699건 거래됐으나 비상계엄·탄핵 정국 여파에 12월 599건으로 감소한 후 올 1월 678건으로 회복됐다. 2월 거래 건수도 516건(6일 기준)으로 조사됐다. 2월 아파트 거래가 3월 말까지 신고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거래 신고 건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단기 상승에 따른 피로감에 강남3구의 추가 상승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
집값 향방을 좌우할 최대 변수로는 기준금리 인하와 대출규제가 꼽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5일 연말까지 한두 차례 더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대출 금리가 내려갈 것이란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7월부터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시행되면서 대출 한도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행 2단계에선 스트레스 금리가 0.75~1.20%인데 3단계부턴 1.50%로 높아져 대출 한도가 축소될 뿐 아니라 2금융권에도 은행과 똑같은 규제가 적용된다. 공급 부족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대출 등 금융상황에 의해 집값의 추가 상승, 확산 여부가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부동산 전문가 5명 중 3명은 집값 상승세가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하반기까지 집값 상승을 전망한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심지 선호·집중 현상,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등 상승 요인이 하락 요인을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고 원장은 “서울은 공급 부족에 전세 가격이 오르는 데다 하반기 이후 정국 안정, 금리 추가 인하가 예상돼 입주 물량이 급감하는 내년까지는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