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2일 보고서에서 “기저효과 소멸과 가격 상승 부담, 소비패턴의 정상화로 이전만큼 가파른 경기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현재 주춤한 경기 모멘텀을 침체까지 우려할 만큼 비관적으로 볼 상황은 아니”라면서 “원자재 도입 가격의 상승에도 수출 단가가 더 크게 높아져 교역조건이 개선된 점은 국내 기업의 비용 부담이 해외 판매가격 상승으로 전가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판단했다. 아직은 초기 신호지만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그동안의 비용 증가를 판매 가격 상승으로 대응하는 흐름이 본격화된다면, 국내 기업의 이익 감소분을 상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전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이 작년 동월보다 20.6% 증가한 539억1천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역대 2월 중 최고 기록으로, 2월에 수출이 5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일평균 수출액(26억9600만달러) 기준으로도 역대 최고다. 이로써 수출은 2016년 11월~2018년 3월 이후 처음으로 16개월 연속 증가 기록을 세우는 동시에 2009년 11월~2011년 9월 이후 10여년 만에 12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 기록을 달성했다.
1월 국제유가의 상승폭이 워낙 컸고 2월에도 상승세가 이어진 탓에 국내 원유 도입단가는 1월 배럴당 79.1달러에서 2월 90.6달러로 14.5%나 뛰어올랐다. 하지만 수입 물량이 줄면서 원유 수입액은 전월보다 5.1억 달러 감소했다. 반면 수출은 전 지역과 품목을 아울러 물량과 단가 측면 모두 호조를 기록했다.
지난 28일부터 서방국가들이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제외시켰다. 권 연구원은 “3월부터는 대러시아 무역이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러시아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동유럽(CIS, 독립국가연합)로의 한국 수출 비중은 2%, 수입은 3% 수준에 그쳐, 러시아 제재가 국내 무역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이 에너지 가격 외에서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