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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차 없는 거리' 2년…"차량통행 막자 손님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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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기자I 2016.02.02 06:00:00

상인들 "차량운행 막자 교통 불편에 유동인구 감소" 주장
서울시 "일부 상인 불만일 뿐..보행자전용지구 지정 검토"

지난달 31일 서울 창천동 연세로 입구에 ‘버스전용’이라고 쓰인 도로를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원다연 기자
[글·사진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연세로에서 24년간 업소를 운영해 온 하모(62·여)씨는 올해 이곳을 떠날 생각이다. 터줏대감마저 신촌을 떠나고 싶게 만든 것은 시행 2년째에 접어든 대중교통전용지구, 이른바 ‘차 없는 거리’이다. 그는 “이제 신촌상권은 끝났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이래 서울시가 추진해온 ‘보행친화도시’ 정책이 지역 상인들과는 불화하는 모습이다. 서울시는 지난 2013년 1월 이동수단 중 비중이 16% 수준인 보행수단 분담율을 2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아래 차없는 보행전용거리를 지정하는 등 10대 대책을 발표하고 추진해 왔다.

신촌 차없는 거리 “차량통행 막자 손님도 끊겨”

시행 2년째를 맞은 신촌의 차 없는 거리는 이 지역 상인들에겐 원망의 대상이다. 경기침체로 가뜩이나 상권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차량통행 제한으로 유동인구마저 줄어 업소 운영이 어려울 정도라는 게 지역 상인들의 하소연이다.

지역 상인들은 지속적으로 서울시에 상권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일부 상인들의 불만일 뿐이라며 일축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14년 1월 서울 서대문구 신촌오거리에서 연세대까지 550m 거리의 연세로를 일반 차량 통행을 금지한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했다. 3~4m였던 보행도로 폭은 최대 8m까지 넓혔다. 반면 차로는 왕복 4차로에서 왕복 2차로로 줄어들었다. 연세로는 현재 버스와 16인승 이상 승합차, 긴급차량, 자전거 등만 통행할 수 있다. 그나마도 주말에는 대중교통도 통행이 금지돼 보행자만 이동이 가능하다.

일반 시민들의 만족도는 높다. 서울시가 2014년 실시한 ‘대중교통전용지구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연세로를 방문한 시민의 만족도는 대중교통전용지구 조성 전에 비해 12%에서 70%로 58%포인트나 높아졌다.

그러나 상인들의 입장은 다르다. 연세로에서 20년째 가게를 운영해온 임천재 신촌상권살리기위원회 대표는 “연세로를 중심으로 한 신촌은 3000개 가까운 가게들이 영업 중인 대형 상권”이라며 “차량통행을 막으면서 거리는 깨끗해졌는지 몰라도 물류 운반이 어려워지고 사람들 발길도 줄어들어 영업에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연세로의 한 여성용신발매장 점원인 김모 씨는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정해지고 나서 하루에 가게에 오는 손님은 다 합쳐도 10명 안팎에 불과하다”며 “보행로를 너무 넓혀놔서 행인들이 가게에 눈길도 주지 않고 지나가버린다”고 하소연했다.

지난달 31일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연세로의 한 상가가 비어있는 채로 ‘임대문의’ 안내문만 붙어 있다. 사진=원다연 기자
“택시라도 허용해야” Vs “보행자전용지구 지정할 것”

연세로는 서울의 대표적인 번화가였지만 지금은 가장 목이 좋은 상가 1층도 빈 곳을 찾아보기 어렵지 않다. 심지어 건물이 통째로 비어 있는 곳도 있다.

신촌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공인중개업자인 이모씨는 “연세로는 프랜차이즈 법인들이 안테나샵(소비자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세우는 전략점포) 개념으로 매장을 내던 곳이라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라면서 “상권이 나빠지니까 법인영업자는 들어오지 않고 개인사업자는 높은 월세를 감당하지 못해 나가버리니 가게가 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연세로에서 약 50㎡ 규모의 1층 매장 월세는 평균 800만원 선이다.

상인들은 택시운행을 막은게 결정적이었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연세로에서 택시 통행이 가능한 시간은 버스가 끊긴 자정부터 새벽 4시까지 4시간뿐이다. 이나마도 보행전용도로로 전환되는 주말에는 통행이 24시간 불가능하다.

연세로에서 칵테일바를 운영하는 박모씨는 “술을 마시고 나서 택시를 탈 수도 대리운전을 부를 수도 없는데 누가 이곳으로 사람을 만나러 오겠느냐”며 “택시운행만이라도 허용하면 그나마 좀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시와 관할구청인 서대문구는 되레 연세로를 전면적인 보행자전용지구로 지정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는 “기존의 자동차 중심 문화를 보행자 중심으로 바꾸는 것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단기간에 사람들을 끌어들이긴 쉽지 않다”며 “이면도로를 통해서라도 교통접근성을 높이는 보완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서울 창천동 연세로 입구에 버스 외 차량의 운행을 제한한다는 안내판이 놓여 있다. 원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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