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빛을 머금은 목소리, 봄에 닿다… 이소라 ‘봄의 미로’[리뷰]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윤기백 기자I 2026.05.04 08:00:03

여덟 번째 봄 콘서트 ‘봄의 미로’ 개최
2~3일 경희대 평화의전당서 관객과 만나
밴드·오케스트라 어우러진 몰입형 무대 완성
초록빛 미로·봄꽃 세트로 감각적 연출 선사
“여러분 덕분에 노래한다” 진심 어린 고백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여러분이 있기에, 제가 이렇게 노래할 수 있어요.”

싱어송라이터 이소라가 여덟 번째 봄 콘서트 ‘봄의 미로’로 깊고도 진솔한 울림을 남겼다. 완벽함을 넘어선 감정의 결을 따라, 그는 무대 위에서 한 편의 ‘미로 같은 시간’을 완성했다.

(사진=NHN링크)
이소라는 지난 5월 2~3일 서울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2026 이소라 여덟 번째 봄 콘서트 ’봄의 미로‘’를 개최하고 관객들과 만났다. 5인조 밴드와 16인조 스트링 오케스트라가 함께한 이번 공연은 감정을 따라 걷는 하나의 서사로 펼쳐졌다.

공연의 시작은 ‘바라 봄’이었다. 하얀 베일 뒤에서 울려 퍼진 이소라의 목소리가 서서히 공간을 채우자 객석은 금세 고요해졌다. 숨을 죽인 채 무대를 바라보던 관객들은 곡이 끝나자 비로소 박수를 터뜨렸다. 이소라는 “이제 슬픈 노래가 이어질 텐데, 그땐 박수 치기 어려우실 수도 있다”며 “지금 많이 쳐두셔야 한다”고 농담을 건네며 객석의 긴장을 부드럽게 풀었다.

(사진=NHN링크)
이후 ‘트랙9’, ‘포츈 텔러’ 등을 통해 담담하면서도 깊이 있는 감정선을 쌓아갔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 ‘그대가 이렇게 내 맘에’에서는 피아노 중심의 아날로그 사운드 위에 절제된 보컬을 얹으며 특유의 호소력을 드러냈고, ‘사랑이 아니라 말하지 말아요’ 무대에서는 가사를 스크린에 띄워 시적인 정서를 더했다.

중반부로 접어들며 무대 연출은 한층 확장됐다. ‘봄’, ‘별’, ‘트랙11’에서는 LED와 조명, 영상이 어우러지며 물결과 달, 우주를 형상화했고, 공연장은 하나의 서사적 공간으로 변모했다. 특히 푸른 조명과 대형 스크린이 만들어낸 장면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대와 춤을’, ‘청혼’에서는 봄꽃을 담은 화분 세트를 활용해 싱그러운 분위기를 더했고, 밴드 멤버들과 호흡한 ‘트랙3’ 무대는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각 파트를 나눠 부르는 협업 무대는 공연의 색다른 하이라이트로 자리했다.

(사진=NHN링크)
공연 중간중간 이소라는 자신의 변화에 대해서도 솔직히 털어놨다. 그는 “입술도 칠하고, 빨간 구두도 신었다. 오랫동안 제 몸에 색을 입히지 않고 살았는데 요즘은 안 해 본 것들을 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꽤 오랜 시간 침체돼 있었다. 10년도 넘은 것 같다”며 “지난해부터는 집에만 있는 걸 몸이 견디지 못해 몸을 돌보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고 고백해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후반부로 갈수록 감정의 밀도는 더욱 짙어졌다. ‘난 행복해’, ‘처음 느낌 그대로’, ‘믿음’을 거쳐 ‘바람이 분다’에 이르기까지 이소라는 깊어진 감정선을 온전히 전달하며 공연장을 압도했다.

완벽을 지향해 온 그이지만 의외의 순간도 있었다. ‘순수의 시절’을 부르다 잠시 가사를 놓친 그는 “아…”하고 탄성을 내뱉었고, 관객들은 더 큰 박수와 환호로 응답했다. 무대와 객석이 감정으로 이어진 순간이었다.

(사진=NHN링크)
관객들의 앙코르 요청이 이어지자, 이소라는 다시 무대에 올라 예정에 없던 ‘내 곁에서 떠나가지 말아요’를 선보였다. 즉흥적인 선택마저 공연의 일부로 녹여낸 그는 마지막까지 관객과 호흡하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공연 말미 이소라는 “여러분이 있기에 무대에 설 수 있다”며 “언제까지 노래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가능한 한 오래 노래하고 싶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완벽함보다는 진솔함이 더욱 빛났던 무대. ‘봄의 미로’는 감정을 따라 걷다 마주한 끝에서 오래 남을 울림으로 자리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