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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 예루살렘과 텔아비브 등지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규탄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진행됐다. 시위에는 수천명이 참여했으며, 이들은 네타냐후 총리의 관저를 둘러싸고 “지금 당장 그를 수감하라”, “그들(정부)은 우리를 배신했다”고 외쳤다.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붙잡혀간 인질들의 가족들도 일부 시위에 참여했다. 이들은 인질로 잡혀간 포로들의 사진을 들고 “어떤 비용을 치르든 인질을 성방하라”, “가족들을 당장 집으로 데려오라”고 촉구했다.
이번 시위는 네타냐후 총리가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1400여명이 숨진 것과 관련해 방어·안보 실패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이스라엘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했기 때문에 촉발됐다. 특히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달 28일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 때 (정보기관으로부터) 어떠한 보고도 받지 못했다”며 정보기관에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인 것이 여론을 크게 악화시킨 계기가 됐다.
현지매체인 채널13이 전날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가운데 76%가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을 원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64%는 전쟁이 종료되면 즉시 총선을 치러야 한다고 답했다. 하마스의 기습공격에 누가 가장 큰 책임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44%가 네타냐후 총리를 지목했다. 이는 군 참모진과 이스라엘 방위군(IDF) 고위 관리들에 책임이 있다고 답한 비율(33%)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신뢰가 전쟁 이전부터 사법부 무력화 시도, 부패 혐의 등으로 바닥을 치고 있었다는 점도 여론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시위 참가자들은 물론 이스라엘 국민 상당수가 인질 구출 및 하마스와의 전쟁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동의하면서도 전쟁을 이끄는 주체가 반드시 네타냐후 총리일 필요는 없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지지율은 전시 내각에 참여 중인 제2야당 국가통합당의 베니 간츠 대표에 크게 밀리고 있다.
로이터는 “네타냐후 총리가 하마스의 기습공격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가운데 초기 충격이 잦아들었고,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들의 가족들이 네타냐후 정부의 대응을 격렬히 비판하면서 대중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마스는 현재 최소 240명을 인질로 붙잡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