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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충남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에서 또다시 인명피해 사고가 발생하면서 근로자와 지역주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국내 3대 석유화학단지 중 하나인 대산공단은 현대오일뱅크와 한화토탈, 롯데케미칼, LG화학, KCC 등 석유화학 관련 60여개 업체가 밀집한 곳으로 해마다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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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2시 9분 쯤 대산공단 내 LG화학 촉매센터에서 폭발음과 함께 불이 났다. 촉매 생산 공정에 따른 촉매제 이송 중 지나친 압력으로 폭발이 일어나면서 불이 난 것으로 소방당국은 파악했다.
이 사고로 현장에 있던 연구원 1명이 숨지고, 근로자 2명이 얼굴과 목 등에 2도 화상을 입은 채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현재 정확한 사고 경위와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다.
이번 사고는 인근 롯데케미칼 공장의 폭발 사고가 있은 지 두달 만이다. 지난 3월4일 롯데케미칼 공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5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고, 수십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또 지난달 7일에는 현대오일뱅크에서 악취가 발생해 인근 주민 70여명이 병원에 이송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22일에는 한화토탈이 생산하는 화학용제를 운반하던 컨테이너가 전복되면서 화학물질 9t이 유출됐다. 지난해에는 한화토탈 유증기 유출과 KPX그린케미칼 암모니아 유출 사고로 많은 주민이 병원을 찾았다.
지난 3월 롯데케미칼 공장 폭발사고 당시 현장을 찾은 양승조 충남지사는 “석유화학단지 사고는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주민이 느끼는 불안과 공포는 매우 크다”면서 “노후시설 보수와 교체에 대한 문제도 점검해 근본적 원인을 찾아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충남도 차원에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충남도는 대산공단 사고 예방과 안전관리를 위해 전담팀을 배치하고 서산시도 화학사고 감시체계 구축과 능동적인 대응을 위해 환경안전팀을 신설하는 등 안전시스템 구축에 행정력을 집중했다.
앞서 대산공단 내 현대오일뱅크와 한화토탈,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대산 4사는 지난해 8월 5년간 안전·환경분야에 8070억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처럼 행정당국이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기업들도 자체 안전·대응 수칙을 공언하고 있지만 계속된 사고에 매번 공염불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대산공단 인근 지역주민들은 “더 이상 겁나서 밖에도 못 나가겠다. 대책 마련하겠다는 것도 못 믿겠고 안전한 곳으로 이주시켜야 하는 거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지역 주민 김모(68)씨는 “분진이 날아드는 것 정도는 일상”이라며 “매년 발생하는 크고 작은 사고에 불안해서 못살겠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