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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를 비롯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일본 토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 기금으로 각각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앞다퉈 기부에 나선 건 트럼프 당선선인이 취임 후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국가의 상품에 최대 2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기업들은 트럼프 측과 우호적 관계를 맺기 위한 차원에서 기부 행렬에 나선 것이라고 WSJ는 짚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보편관세에 더해 취임 첫날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들어오는 수입품에 각각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발 수입품에는 10%의 관세를 기존 관세에 추과로 매기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두 나라에서 미국으로 불법 이민과 마약 등 범죄가 쏟아져 들어온다는 게 이유다. 미국은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통해 두 나라에 무관세를 적용해 왔다.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완성차 업체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리서치기업 울프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부품 규모가 연간 1000억 달러(약 147조4,000억 원)로, 관세가 현실화하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가격은 약 3000달러(약 440만 원) 오를 것으로 추정했다.
현대차는 트럼프 당선인의 참모들과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공격적인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WSJ는 전했다. 또 미국 일자리 창출과 미국 자동차 산업의 지지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있다는 메시지를 트럼프 당선인의 보좌관들에게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또 현대차가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인 미 플로리다주(州)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나 취임 후 백악관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회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대차는 회동이 성사될 경우 호세 무뇨스 글로벌최고운영책임자(COO·사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참석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이 전했다.
이들 소식통은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 무뇨스 사장과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 등 경영진이 참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토요타는 텍사스에 있는 북미 본사에서 누가 취임식에 참석할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측은 100만 달러 기부를 확인하면서 “미국 제조업을 지원하고, 공급망을 보호하며 혁신을 촉진하는 정책을 가진 새 행정부와 협력할 기회를 갖기를 바란다”고 WSJ에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10여년 간 미국에서의 입지를 강화해왔다. 2017년 현대차는 5년간 미국 투자를 50% 늘려 31억 달러로 늘릴 계획을 밝혔다. 이어 2년 후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현대, 기아, 앱티브와 40억달러 규모의 합작 투자를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