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업계에 따르면 콜린제제 소송에서 대웅바이오·대웅제약이 자진 취하한 뒤 26개사가 뒤따라 이탈하면서 2개 회사만이 판결 선고를 받게 됐다. 최종 선고는 내년 2월로 예정이 된 상태다.
소송을 대부분 포기한 대웅바이오 그룹과 대조적으로 종근당을 포함한 일부 그룹은 여전히 남은 소송을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입장이다. 콜린제제 환수협상 명령을 두고 정부와의 소송까지 불사했던 제약사들간에 소송 중간 서로 다른 결정을 내린 셈이다.
앞서 지난해 복지부는 콜린제제 임상 재평가 방침에 따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해당 품목을 보유한 제약사들을 상대로 임상 실패 시 해당기간 처방액을 반환할 것을 명령했다. 지지부진한 협상 끝에 제약사들이 ‘환수율 20%’에 합의했지만 이와 별개로 협상 명령 자체는 부당하다며 정부를 상대로 행정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종근당과 대웅바이오의 입장이 달라진 것은 이 대목에서다. 대웅바이오를 비롯한 그룹에서는 환수협상의 부당성을 따지는 소송이 실익이 크지 않다는 판단으로 소를 취하한 것으로 분석된다. 오히려 소에 참여하지 않았거나 취소를 한 제약사를 상대로 일정 부분 환수금액 경감 조건이 포함된 것으로도 전해졌다.
반면 종근당 그룹에서는 정부의 일방적인 협상 명령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소송을 통해 전례를 남겨두겠다는 의지다. 비단 콜린제제 뿐만 아니라 다른 성분에서도 비슷한 일이 반복될 경우 또다시 정부가 일방적으로 환수명령을 내리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종근당과 대웅바이오는 과거 콜린제제를 두고 판권 경쟁을 벌였던 기억이 있다. 대웅제약이 콜린제제 오리지널 품목인 글리아티린을 2000년부터 판매해오다가 종근당이 2016년 이를 넘겨받았다. 이후로도 대웅바이오는 제네릭(복제약)인 글리아타민을 선보이면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콜린제제 시장의 큰 손인 종근당과 대웅바이오가 함께 정부와 소송을 벌이다가 다시 견해 차이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 판결 결과에 따라 두 제약사가 희비를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