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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문이 일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대사 관저 연설에서 “통일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길래 괜찮은 답을 했다고 본다. 아주 멋진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수습에 나섰다. 다만 “뭐라고 답하든 좋은 답이 없는 그런 질문”이라고 덧붙였다.
즉흥적으로 나온 이 발언은 미국이 수십년간 지켜온 신중한 외교 기조를 깬 것이다. 아일랜드섬은 1921년 남북으로 갈라졌고, 북아일랜드에선 통일을 주장하는 무장세력과 영국 잔류를 원하는 세력, 영국 보안군이 30년간 충돌해 수천명이 숨졌다. 미국은 양측을 중재해 1998년 벨파스트 평화협정(성금요일 협정)을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통일을 당론으로 내건 신페인당은 환영했다. 메리 루 맥도널드 대표는 “아일랜드 통일을 둘러싼 논의의 판이 바뀌었다”며 “우리는 평화를 확보했고, 협정 30주년을 앞둔 지금 우리의 여정은 조직적이고 계획적이며 평화로운 통일”이라고 밝혔다. 통일을 지지하는 사회민주노동당(SDLP)의 클레어 해나 대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그 무엇보다 분명히 보여준다”고 했다.
반면 북아일랜드 최대 친영 정당인 민주연합당(DUP)은 아일랜드의 헌법적 미래는 “런던이나 더블린, 워싱턴의 논평이 아니라 북아일랜드 주민이 결정할 일”이라고 반박했다. 개빈 로빈슨 대표는 엑스(X)에 “연합주의자로서 우리는 아일랜드공화국과 합쳐 우리나라를 파괴하는 데 관심이 없다”고 적었다.
같은 당 그레고리 캠벨 하원의원은 미국의 도움은 “북아일랜드 주민을 하나로 모으는 데 바탕을 둬야지, 더 분열시킬 게 확실한 주제를 꺼내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얼스터연합당의 로비 버틀러 의원은 “대통령들도 견해를 가질 자격은 있다. 다만 북아일랜드에서 투표권은 없다”고 꼬집었다.
영국 정부는 평화협정에 대한 앤디 버넘 총리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버넘 총리는 지난달 벨파스트를 찾아 국민투표는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당시 영국 당국자들은 그날 회담 의제가 아니라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캐서린 코널리 아일랜드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과 짧게 만나 북아일랜드 문제를 논의했다며 “평화로 가는 길이 길고 험난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통일 국민투표는 북아일랜드 주민 과반이 찬성할 것으로 보일 때에 한해 영국만 발의할 수 있다. 지금까지 여론조사에선 통일 찬성이 소수에 그친다. 대니얼 멀홀 전 주미 아일랜드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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